함께쓰는 민주주의
남한 사람들의 가짜 통일 엿보기 영화 "간큰가족" 본문
2005년 8·15 민족대축전은 특별한 사고 없이 잘 진행되었다. 북측 대표단이 분단 이후 최초로 남측의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남과 북의 축구 경기가 벌어지며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상봉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기실 얼마나 놀라운 발전인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애도하는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총련 의장이 북한에 다녀오고, 금강산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이제 곧 개성도 하루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늘 열망하면서도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지를 의심했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통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과 북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통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북한을 머리에 뿔 달린 사람들의 집합소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진 것 같다. 남과 북의 만남은 이제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으며, 남과 북의 통일 역시 단지 감격적인 감동으로서만이 아니라 수많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살아야 하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남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통일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가고 있을까? 최근 개봉됐던 조명남 감독의 영화 <간 큰 가족>은 현재적 시점에서 통일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솔직한 내면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통일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솔직한 내면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 김노인(신구)는 남쪽에서 처(김수미)와 결혼하여 명석(감우성)과 명규(김수로) 두 아들을 낳고 살면서도 늘 북쪽의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내고 오다 계단에서 굴러 쓰러진 그는 간암 말기로 판명되어 시한부 인생을 통고 받는다. 이때 변호사를 통해 유언장이 공개되는데 그 내용이 유별나다. 김노인이 사놓은 땅이 있는데 이 땅을 통일이 되면 남쪽의 가족들에게 물려주고, 통일이 안 되면 북쪽의 가족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남쪽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땅의 가치를 알지 못해 단지 유산을 북쪽의 가족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에만 섭섭해 한다. |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땅값을 확인해본 큰 아들 명석은 그 땅의 가치가 무려 50억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진다. 보증을 섰다 빚더미에 올라선 그는 돈에 눈이 멀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효도 한번 하자.”며 3류 에로영화 감독인 동생 명규를 꾀어 가상 통일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실향민의 아픔 |
* 서정민갑
진보적 음악운동단체인 한국민족음악인협회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다. 공연기획, 음반제작, 음악강좌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문화의 시대를 만들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문화와 관련한 자유로운 글쓰기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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