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문화 속 시대 읽기 (121)
함께쓰는 민주주의
[이런 冊 저런 冊] 책으로 읽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신간 , , 글 김남희 knh08@kdemo.or.kr 동장군의 기세가 드센 세밑, 각종 언론에서는 2015년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예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언론을 통해 연일 잠재성장력 밑으로 떨어진 저성장의 시대를 견디고 있는 보통사람들의 수난사가 확인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희망보다 체념이 앞선다.”, “뭐 나아질 게 있겠냐.”고 한숨짓는 사람들도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암울한 경제지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현 사회를 정확히 진단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좋은 책 한권씩을 읽으며 연말을 보내면 어떨까. ▲ 취업 전쟁 중인 대한민국에서 생존을 위한 모색 , 전다은 등 지음, 더퀘스트 출판 21세기 대한민국은 ‘취업 전쟁’이 한창이다. 고등학교..
다큐의 매력에 빠지다 다큐영화 와 사진전 글 김남희 knh08@kdemo.or.kr 영화 포스터, 전시 포스터 작은 다큐영화 한편이 극장가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진모영)가 바로 그것. 영화는 16일, 135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 독립영화 사상 가장 빠른 흥행속도다. 이런 추세라면 가 세운 독립영화 최다관객동원 기록(최종관객수 296만명)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의 최근 일일관객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최종관객수가 1만 명만 넘어도 성공으로 평가받는 독립영화 시장에서 이 다큐멘터리의 성공은 놀랍다. 이 영화의 활약으로 다시금 다큐멘터리가 힘과 매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다큐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장르이면서도, 우리가 현실에서 놓쳐버린 진실을..
책, 권력을 재구성하다 ‘권력’을 키워드로 한 신간 소개 글 김남희(knh08@kdemo.or.kr) 권력은 왜 줄곧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일까.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의 시대에서 언제부턴가 권력은 모두가 아닌 소수를 위한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소외되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 있다. 오늘날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시대의 권력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서점가에 새로 나온 책들 중에 바람직한 권력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들을 꼽아 소개한다. 이 책들이 권력의 끝이 아니라, 권력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적을 찾는데 일조하게 되기를 바란다. ▲도덕적인 정치를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가 , 밥 우드워드/칼 번스타인, 오래된 생각, 2014년 9월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망은 때로 부정..
영화에 빚진 현실-영화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말하다 글 김남희(knh08@kdemo.or.kr) “손님에게 무조건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해야 하죠. 힘들고 긴 싸움을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에요. 인간답게 일하고 싶어요.”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 진짜 나는 파리 목숨보다 못한 존재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 때는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눈코 뜰 새 없이 열심히 일해서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될 줄 알았는데…. 우리가 말을 안 하고 묵묵히 일만 하니 그 사람들이 우리를 바보로 알았던 거예요. 모여서 이렇게 소리를 내야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총 823만 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이 중 ..
다시 봄, 어머니 대지를 생각합니다. 글 한창현/ chhan68@naver.com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중년의 남자라면 한번쯤 ‘아! 이 지긋지긋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일개미인가?, 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는가? 누구를 위해 일하나? 이러다 나도 그냥 그렇고 그렇게 늙어가다 소모품으로 죽어가는 건 아닐까? 두 다리 뻗고 잘 집도 있고, 매번 남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귀찮을 정도로 먹을 것이 넘쳐나고, 옷장에 뭘 입어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옷이 넘쳐나는데도 모두들 행복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몇 년째 수천억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청년실업은 날로 늘어만 갑니다. 아이들은 아직도 입시교육의 그..
가장 현대적인 기계음, 일렉트로닉(Electronic) 글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bandobyul@hanmail.net 지금까지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꼭지를 통해 대중음악의 대표적인 장르들을 소개했습니다. 포크, 록, 블루스, 팝, 민중가요, 월드뮤직, 영화 드라마음악, 재즈, 크로스오버, 힙합을 차례로 소개했는데 장르의 역사와 특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평소 궁금했거나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새로운 음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래서 세상의 모든 음악으로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 바람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는 읽는 분들만 아시겠지요. 사실 사람의 귀는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새로운 음악보다는 늘 들어왔던 음악을 반..
진짜, 가족의 탄생 , “그건 평균이지, ‘정상’이 아니에요” 글 성지훈/ acesjh@gmail.com 사고 (事故)[사ː고][명사] 1.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2.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 “사고를 쳤어”. 한 숨을 푹 내쉬는 아버지, 죄를 지은 듯 침통한 표정을 짓는 어머니, 고개를 푹 숙인 딸, 흥분한 듯 숨을 씩씩거리는 오빠. 사랑의 도피행각 끝에 배가 불러 나타난 딸이 ‘사고’란 대사를 뱉으면 비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이런 장면이 연출된다. 전형적인 한국의 홈드라마라면 그렇다. 사전에 나온 것처럼 ‘사고’는 ‘불행한 일’이며 ‘나쁜 짓’이다. 하여 공공기관의 수장을 낙마시킬 만큼 혼외임신을 부도덕한 짓으로 여기는 한국사회에서 결혼하지 않은 처녀의 임신(사실 이 표현도 지..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글 김장환/ myth67@naver.com 최근 1천 만 관객을 훌쩍 넘긴 한 영화에서 변호사인 주인공이 법정에서 외쳤다는 말이 화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새롭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당연해서 의외일 정도다.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 국가가 국가로 서기 위해 국민이 합의한 제일의 원칙, 헌법 제1조. 그것을 되새겼을 뿐인데 영화를 관람한 모든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사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부조리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헌법에 기반해서 보자면 국민 개개인에게 귀속된 주권과 행사할 수 있는 모..
리듬과 말의 예술, 힙합(Hip Hop) 글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bandobyul@hanmail.net 힙합은 다들 웬만큼 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랩퍼(Rapper) 혹은 엠씨(MC)가 나와서 랩(Rap)을 하면 그게 힙합이 아니냐고 반문하실테지요. 물론 랩도 힙합의 일종입니다. 하지만 랩만이 힙합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것이 힙합에 대한 첫 번째 오해인데요. 힙합은 음악만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힙합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미국 도심의 흑인과 라틴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주로) 청년들의 사교, 유행, 그리고 댄스 하위 문화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용어’입니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문화인 것입니다. 그래서 대개 랩, 브레이크 댄싱, 그래피티, DJ를 아울러 ..
감기도 못 고치는 세계에 대한 조롱 - 식코 글 성지훈/ acesjh@gmail.com 의사는 한국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으로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대부분 “의술 보다는 인술”을 실천하라는 격언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며, 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가슴 아파 하고, 한 발 나아가서는 그 치료비 마련을 위해 애쓴다. 시골 보건소나 낙도의 공중보건의로 일하거나 ‘국경없는 의사회’같은 NGO에 들어 제 3세계 오지로 의료봉사를 떠나기도 한다. 그런 주인공들의 가장 큰 라이벌은 “병원도 기업이야”, “병원은 흙파서 치료 하냐”란 대사가 어울리는 또 다른 의사 혹은 병원 경영자들이다. 그들은 병원 경영을 위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으며 이른바 ‘돈 되는 환자’를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