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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글 이은진/ jini0501@gmail.com * 이미지 출처 : 노래를 찾는 사람들 홈페이지 봄입니다. 이제 앙상하던 산과 들에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개나리며 진달래가 이 강산을 물들이겠지요. 1970, 80년대에는 ‘봄’이라고 하면 계절의 봄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인간다운 세상’ 이런 의미들로 쓰여 지곤 했습니다. 민주화, 평등,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봄으로 표현했었던 거지요. 혹은 새벽으로 상징되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그 시대 노래나 책, 행사 제목에 봄, 새벽 등이 자주 쓰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입니다. 노래모임 ‘새벽’의 노래이고, 새벽의 대표적인 가수였던 윤선애가 불렀습니다. 아마도 80년대 민중가요를 즐겨 부르고, 함께 하셨던 분들 중에는 윤선애의 를 애창곡으로 꼽는 분..
글 이은진/ jini0501@gmail.com 한 해가 가고, 어김없이 새해가 오는군요. 항상 새해의 시작엔 뭔가 결심을 하고 또 희망찬 한 해를 기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평가하고, 반성하고, 후회도 하겠지만 그래도 내년엔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 해를 희망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런데 1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길다면 길어서, 연초에 결심했던 일들을 계속 생각하며 1년을 살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언젠가 꽃다지 신년 시무식 때 모두에게 한 해의 다짐을 글로 쓰도록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 알고 봉해서 보관했다가 연말에 각자에게 줄 것이니 걱정 말고 써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밀봉시킨 채 책상 서랍 깊숙이 넣어 두었다 연말 송년..
착한 사람들에게 글_ 이은진/ jini0501@gmail.com 201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언제가나, 했던 5년의 시간들이 어느덧 훌쩍 지나가고 이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 국민들이 대선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정치개혁이나 흐름을 원하고, 또 이런 마음을 직접적인 실천을 통해 행사 할 수 있게 된 게 얼마나 된 일일까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일지 모르겠지만 약 25년 전인 1987년 6월,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를 메웠던 국민들의 열망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이후부터입니다. 이번에는 대선 국면에서 불렀던 노래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지난 25년을 한번 훑어보겠습니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를 이뤄낸 민중운동 진영에서는 백기완 민..
내 일터를 향한 간절한 외침 글 이은진/ jini0501@gmail.com 민중문화운동은 1960년대 말에 시작한 마당극과 탈춤 부흥운동으로부터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연희방식과 우리 소리에 대한 발굴과 복원, 이를 통한 새로운 창작까지 전문적으로 고민을 했습니다. 민요연구회는 1984년에 창립되는데 조직 형식은 회원 단체였지만, 아마추어 중심의 대중조직이 아니라 전문적인 활동을 하면서 민요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중심이었습니다. 주요 활동은 매월 진행하던 민요의 날 행사와 회보 발간, 테이프 제작 사업과 다양한 소모임 활동입니다. 다양한 소모임 중에는 전교조가 생기기 전에 이라는 무크지를 중심으로 교육문화운동을 하려는 교사들이 많이 결합된 소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중고등학교의 음악 문화를..
하나되는 땅 글_이은진/ 신나는 문화학교 대표 이번에는 1980년대 노래운동 속에서 이른바 전통음악인과 클래식 전공자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노래운동과 진보적 클래식 전공자들이 만나기 시작한 것은 노래운동이 처음 시작된 1980년대 중반부터였습니다. 민중가요는 자생적인 노래문화로 1970년대 중반부터 형성이 되었지만 운동의 주체가 조직되면서 본격적인 노래운동이 시작된 것은 1984년 정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0~80년대 민중가요는 기존의 노래들이 집단적인 재해석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용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곡이나 찬송가 풍 등 고급음악적인 요소를 많이 띠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노래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클래식 전공자들도 이 흐름에 합류하기 ..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글 이은진 신나는문화학교 대표/ jini0501@gmail.com 87년 6월민주항쟁과, 87~88년 노동자 투쟁을 거치면서 '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과 '새벽'뿐 아니라 지역별로 민중문화운동 단체들과 전문노래단체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만큼 활동의 공간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대중적 요구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지역의 노래운동 집단은 주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하면서 각기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산에서 창작된 (고승하 곡)과 (김봉철 곡), 안양 ‘새힘’에서 창작된 , , (이상 이건 곡) 등은 전국적으로 보급되었습니다. 또, 광주 노래패 '친구'와 ‘우리소리연구회’는 드물게 민요를 적극적으로 계승하면서 대중적으로 호응을 얻었지요. 정세현과 ..
갈 수 있다고 꿈꾸던 사람들 글 이은진 신나는 문화학교 대표/ jini0501@gmail.com 84년, 학내 기관원들이 철수하는 이른바 학원 자율화 조치가 시행된 이후 합법적인 공간이 열리자, 대중들의 욕구는 샘솟듯 솟아나기 시작하였습니다. 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 결성을 시작으로 한국출판운동협의회, 민주교육운동협의회,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족미술협의회, 민주언론운동협의회 등 많은 단체들이 발족되었습니다. 대학 내에서는 총학생회 부활을 준비하며 연일 집회가 열렸는데, 학내 집회가 많아졌음은 물론이고, 학교 밖의 공간에서도 다양한 소모임과 집회들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화공연 또한 많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었는데, 단조행진곡, 마당극, 시 등 민족예술의 엄청난 활동성과를 이루어낸 것도 이 시기..
글 이은진 신나는문화학교 대표 jini0501@gmail.com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우리에게 오월은 광주와 함께 기억되는 계절이라 그런지, 부서지는 햇살이 화려하다기 보다는 시리고 아프게 느껴집니다. 오월 광주에 관한 노래는 참 많습니다. , , , , , , , 등등. 이번에는 그 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노래라고 할 수 있는 과 이 노래를 창작한 문승현이 활동했던 노래모임 '새벽'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눠볼까 합니다. 80년 봄의 엄청난 죽음과 패배를 경험한 지식인들은 말할 수 없이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 속에서 현실을 알리려는 많은 노력들과 더불어 좌절과 분노를 노래로 표출했습니다. 그 시대의 노래가사들은 죽음과 억압의 이미지가 뚜렷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민주화..
노동자 노래의 시작을 알린 글 이은진/ 신나는 문화학교 대표 지금은 써먹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지만, 한때 ‘걸어 다니는 노래책’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저는, 얼마 전에도 한 수련회에서 밤새 노래가사를 불러줘야 했습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40대들은 7080의 노래들과 민중가요를 부르고 싶어 했고, 현실을 살아낸 시간만큼 기억이 흐릿해져버려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해하는 이들에게 노래방 기계대신 노래가사를 불러주는 일은 투덜거리면서도 즐거운 일입니다. 누구나 그런 시간이 되면 다시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격동적인 한국현대사의 한복판을 살아낸 이들에게 노래는 무슨 역할을 했고, 개인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있을까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사를 다 읊조리진 못하더라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