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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1993년 도시빈민문화제 사회자로 데뷔하고, 1995년 민주노총 창립 문화제라는 기념비적인 행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린 이래, 최광기(38)는 늘 ‘거리의 사회자’였다. 그는 쉽고 직설적인 언변, 탁 트인 목청, 그 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말투로 집회 현장을 가득 메운 수천, 수만의 인파를 사로잡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당시 촛불집회의 마이크를 잡으면서 집회 사회자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일반인들에게도 각인시켰다. 그랬던 그가 지난 5월, 거리가 아닌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잡기 시작했다. SBS 라디오의 아침 시사 프로그램인 ‘SBS 전망대’(평일 오전 6~8시)의 진행을 맡게 된 것이다. MBC 라디오의 간판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같은 시간대에 맞붙는 시사 프로..
영화배우 최민식(44) 씨의 근황을 알기 위해서는 신문의 ‘영화면’보다 ‘사회면’을 펼쳐보는 게 빠르다. 그가 본업인 영화 촬영 현장을 떠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과 한미FTA 저지 투쟁의 현장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7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에 반발해 영화 출연으로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문화관광부에 반납했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최민식 과격하네, 저러다 말겠지…….’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월 ‘스크린쿼터 칸 원정단’으로 프랑스를 방문해 칸 영화제 운영위원회로부터 스크린쿼터 투쟁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반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투쟁의 맨 앞자리에 서 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미FTA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산하 단체들의 집회를 찾아..
노래패 '새벽' 콘서트 일상으로 빚어낸 영화감독 남선호 지난 4월 28일(금)부터 29(토)일까지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13년 만에 다시 ‘새벽’의 동이 텄다. 1984년 대학노래패들이 모여 만든 은 ‘광야에서’ ‘그 날이 오면’ 등 수많은 민중가요를 만들어내며 1980년대 현장을 풍미했고 시대의 변화와 함께 1993년에 해체됐다. 이때 을 등지고 각자의 현실로 돌아갔던 사람들 가운데 83~85학번 21명이 모여 ‘혹시 내가 들리나요?-사랑 노래 15’ 콘서트를 연 것이다. 이번 콘서트의 연출자였던 남선호(41) 감독은 “노래가 눈물이 되고, 노래가 희망이자 용기가 되고, 뿌듯함이자 안타까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 노래를 통해 깨달았다. 내 무딘 감수성으로 느끼기에도 의 노래는 건강한 슬픔과 기쁨, 분노..
10년 전 그대로 무대와 거리에서 배우 권해효 시민단체가 가장 신뢰하는 배우 “나름대로 룰이 있습니다. 본업이 연기자이기 때문에, 예정된 촬영이나 공연 시간을 바꿔가며 집회나 관련 행사에 나가진 않습니다. 다만 그 이외 시간엔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부지런을 떱니다. 하다못해 얼굴이라도 비추고, 활동가나 시민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고맙습니다, 힘내세요’라는 뜻을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배우 권해효(41) 씨는 “활동가도 아니고, 대단한 참여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부지런을 좀 떨고 얼굴이나 비추는 정도”라며 ‘참여’나 ‘활동’이라는 말을 한사코 사양했다. 하지만 그는 안티 조선 운동,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집회, 호주제 폐지 운동 등 수많은 ‘활동’에 ‘참여’하며 시민단체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