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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의 치열한 자기고백 문진오의 첫음반 길 위의 하루
지난 호와 비슷한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보자. 7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작가가 김민기라면 8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할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일까? 민중가요의 전성시대였던 80년대를 한 두 작가로 정리하는 것은 자칫 민중가요를 서열화하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지만, 대중적 파급력만을 놓고 본다면 단연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노찾사는 팀으로서 여러 장의 음반을 내며 통일된 음악적 색깔을 유지했고, 무엇보다도 당시 활화산처럼 분출했던 민주화 열기를 대변하는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사계’ 등의 레퍼토리로 운동과 민중가요의 대중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했기에 8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결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보통 민중가요라고 생각하는 노래의 대부분은 노찾사를 통해 불려진 노래들이다. 지난해 탄핵 반대 촛불집회에서도 따로 배우지 않고도 함께 부를 수 있었던 노래들의 대부분이 바로 노찾사의 노래들이었다. 노찾사는 이렇게 아직도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어떤 고유명사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찾사가 민중음악에 끼친 긍정적 영향은 단순히 민중가요의 대중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찾사는 민중가요의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함으로써 민중가요 창작 방법론의 전범을 세웠으며, 공연기획과 팀 운영에 있어서도 체계적이고 독창적인 기획과 실험을 진행하여 이후 민중가요팀 활동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뿐만 아니라 권진원, 김가영, 김광석, 명인, 신지아, 안치환 등 노찾사를 통해 배출된 창작자들은 민중가요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했고 지금까지도 그 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첫 앨범을 발표한 가수 문진오 역시 노찾사 활동을 통해 음악활동을 시작한 민중가요 창작자이다. |
1989년 정식 오디션을 거쳐 노찾사에 입단한 그는 노찾사의 핵심 보컬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노찾사 4집에 실린 ‘노래’ 라는 곡을 독창으로 부르기도 했던 그는 결혼과 함께 노찾사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구로지역의 직장인 노래모임인 ‘햇빛세상’에서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노찾사의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한국민족음악인협회의 민중가요 프로젝트 밴드 ‘삶뜻소리’의 일원으로 여러 차례 일본 순회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게 전업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상당히 늦은 편인 40대 초입에 들어서서야 첫 앨범을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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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자신이 민중가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고뇌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지금은 사라진 많은 꿈들이 나를 흔들고 간다’(비)고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수선화에게)이라고 ‘아름다웠던 사랑도 가고 우리네 인생도 흐른다’(세월)고 읊조린다. 왜 아니겠는가? 그와 함께 음악활동을 했던 이들은 거의 대부분 음악활동을 중단했고 그는 결코 돈벌이가 되지도 유명세를 주지도 못하는 민중음악에 여전히 남아 있으니 그동안의 고충은 이미 말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이다.
분노보다는 일상의 소중한 가치에 주목
386세대의 의식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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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음악운동단체인 한국민족음악인협회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다. 공연기획, 음반제작, 음악강좌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문화의 시대를 만들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문화와 관련한 자유로운 글쓰기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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