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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민주」

[대안탐구] 시장친화 정책으로 블랙오션을 극복하자

기념사업회 2013. 8. 12. 17:19

[대안탐구] 한국경제의 혁신 방안
시장친화 정책으로 블랙오션을 극복하자

 

박창기_ (주)에카스 대표, <혁신하라 한국경제> 저자/ ckfrpark@gmail.com

 

대한민국이 당면한 정치, 사회, 경제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이 글을 쓴다. 필자는 졸저 <혁신하라 한국경제>(창비, 2012)에서 “이권경제를 줄이고 혁신경제를 늘리면 경제성장과 정치민주화가 동시에 달성된다.”고 주창했다.

 

블랙오션과 네 가지 경제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의 공저인, 2005년에 발간한 <블루오션 전략>에서 제시한 ‘블루오션(blue ocean)’은 이후 경영관련 문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로 부상했다. 혁신을 통해서 경쟁자가 별로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블루오션 전략이다. 경쟁자가 많은 시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코끼리 같은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새로운 개념으로 성공한 ‘태양의 서커스’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들었다.


필자는 <혁신하라 한국경제>에서 ‘블랙오션(black ocean)’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담합과 인허가와 부동산 등을 이용하여 독과점 상태를 만들어 이윤을 만드는 경제영역을 블랙오션이라고 정의했다. 창조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권력을 이용하여 초과이익을 만들어내므로 암시장을 연상하여 이름 지은 것이다. 또 생산의 3대 ‘요소’인 노동, 자본, 토지를 투입하면 그에 비례하여 산출물이 나오고, 임금, 이윤, 임대료로 성과가 배분되는 원리가 작동하는 경쟁이 많은 시장을 ‘요소경제’로 규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영역인 공공경제 부문을 ‘그레이오션(gray ocean)’이라고 이름 붙였다.


경제 전체를 ‘블루오션-레드오션-블랙오션-그레이오션’으로 구분한 것이다. 우리말로는 ‘혁신경제-요소경제-이권경제-공공경제’로 표현했고 이론적인 근거와 통계분석을 통해서 이 구분이 합리적이고 쓸모 있다는 것을 논증했다.

 

 

설탕 담합: CJ 이재현 비자금의 뿌리

 

CJ제일제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사건에서 블랙오션의 전형적인 병폐가 드러났다. 불법행위의 핵심은 해외 비자금 조성이다. 1993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하여 제일제당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재현 회장은 설탕 원료 수입 과정에서 막대한 불법자금을 외국으로 빼돌렸다고 의심받고 있다.

 

 

국내 설탕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이 국제시장에서 제당가격이 20~30%씩 하락했는데도 독과점 체체를 갖춰 설탕가격을 담합해 도마위에 올랐다. (출처: 뉴시스)


한국의 설탕 시장은 지난 40년 가까이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3개 회사가 철저하게 담합하며 폭리를 취해온 전형적인 블랙오션이다. 이들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간 담합한 것이 적발되어 2008년에 형사처벌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표자회의와 영업본부장 회의 등을 열어 시장점유율을 CJ제일제당 48.1%, 삼양사 32.4%, 대한제당 19.5%로 고정하며, 가격을 높게 담합해 왔다. 한 신문기사에서는 이들이 이 기간 동안 부당하게 갈취한 돈이 3조원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공정위가 CJ의 범죄에 부과한 벌금은 228억원뿐이었다. 게다가 CJ는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로 이 중 절반을 면제받았고 형사고발도 되지 않았다. 수십 년간 지속된 이 조직범죄에는 수많은 일류 대학 출신의 임직원들과 고위공무원들이 가담했다. 그러나 처벌은 매우 가벼웠다. 누구도 이 범죄 때문에 감옥살이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담합을 계속하라고 조장한 꼴이 아닌가? 설탕의 수입관세는 아직도 30%로 유지되고 있고 따라서 유사한 담합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공한 설탕을 국제시세보다 높게 팔아 폭리를 취하기 위해서는 싼 외국산 설탕이 수입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무원들을 포획하여 관세를 높여 놓았다. 독과점 품목이고 생활필수품인 설탕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공부 화학제품과와 기획원 국민생활과의 과장, 국장,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했었다. 은밀하게 공무원들에게 향응과 뇌물이 제공되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설탕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료가격이 비싼 것처럼 조작해야 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실제로 구매한 가격보다 비싸게 원료를 수입했다. 예를 들면 톤당 400달러에 구매한 원당을 500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위조하는 것이다. 그러면 톤당 100달러의 자금이 외국의 구좌에 남는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의 재산을 횡령하여 외국으로 빼돌린 것이다. 한국인이 1년에 소비하는 100만 톤에 100달러씩 횡령을 한다면 총 1억 달러로 약 1000억 원의 해외 비자금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는 횡령, 배임, 세금포탈, 외환관리법위반 등 심각한 범죄행위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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