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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이야기] 가슴 시리게 따뜻한 나라가 있다. 그 나라를 지키는 동화나라 정병규 대표 본문

희망이야기/그곳에 희망이 있다

[공동체 이야기] 가슴 시리게 따뜻한 나라가 있다. 그 나라를 지키는 동화나라 정병규 대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2. 27. 17:06

가슴 시리게 따뜻한 나라가 있다. 그 나라를 지키는 동화나라 정병규 대표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동화나라에는 동화가 산다.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산다.

동화나라는 1997년 일산에서 어린이 전문 서점으로 시작을 했다. 작은 도서관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시절 마을 아이들과 이야기에 목마른 이들에게 도서관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했다. 정병규 대표는 어린이 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린이 책에 대한 역사와 장르별 분류를 해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역사는 필요하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도, 돌아보아 옳지 않음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잣대가 바로 역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어린이와 청소년 문화가 빠름에 치달아 정보화의 바람을 타고 달리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의 가슴은 사막이 되어가고 있고 사회는 메마르고 있다.


어느 한 시절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또는 필요한 이들에게 밥이 삶을 바꾸리라 꿈을 꾸었다. 그러나 그는 그 바람을 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책으로 세상을 열어 간다. 그런 정병규 대표의 삶이 아름답다. 정대표의 삶이 느껴지는 파주 예술인 마을 헤이리 동화나라는 누구나 꿈꾸는 동심의 동산이다.



 이 오는 길목에서 맑은 햇살 받고 동화나라 사람들과 꿈을 기다리고 있다.


동화나라에 들어서면 붉은 도깨비가 신비의 책속으로 안내한다. 문을 여는 순간 우리는 따뜻한 나라에 도착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다. 모두가 돌아간 깊은 밤 동화 속 주인공들이 모두 나와 이야기하고 춤을 출 듯한 나라, 그곳이 동화나라다.


우리가 이런 꿈을 꿀 수 있도록 그곳을 지키는 정병규 대표와 그의 아내에게 고마움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의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 그래서 장사를 하는 곳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워낙 인터넷 서점이 강세이고 책에 대한 인식, 출판 유통에 관한 전반적인 구조들이 서점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지나 고통을 주고 있다.

동화나라가 1997년 일산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파주 예술인 마을 헤이리에 위치하기까지 그 부부가 견디고 참아 왔을 시간들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슴 시리다.



▲ 동화속 주인공들이 사는 나라 동화나라 내부 모습이다. 책들이 자신을 읽어줄 주인을 기다리며 조용히 앉아있다.


왜 어린이 서점인가? 인간은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지켜내는데 책은 많은 힘과 방법을 준다. 그 힘은 단 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고민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옳은 일과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등 그 방법을 책은 우리에 알려준다. 그래서 흔히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인간은 보다 나은 삶을 경험하면 낮은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좋은 양서들에서 만나는 타인의 삶은 살아가는 내내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고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된다. 그 자양분이 우리 사회를 맑고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어린이 서점이다. 정병규 대표의 어린이 책에 대한 열정은 이 사회와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꿈이 담겨있다. 



▲ 동화나라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 



동화나라에 가면 다른 모습의 나를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맘 먹은대로 살아요.’ 타샤 튜터의 이야기가 먼저 인사를 한다. 그녀의 아름다운 삶이 우리를 더욱 아름답게 살아가라고 속삭이고 있다.  ‘모네의 정원, 꼬마정원, 신비한 식물일기’는 해외로 입양 보낸 한국 소녀가 모델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를 예쁘게 키워준 이야기와 아름다운 모네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귀를 열고 잘 들어보면 외로운 피아니스트 울피의 연주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울피는 외롭지만 자신을 부르는 이들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 피아노를 끌고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서 말이다. 마치 정병규 대표와 그의 아내가 외롭고 끝없는 길을 가는 모습과 닮았다.


우리 곁에서 이렇게 고급의 문화를 우리 삶속에 선물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사회적인 눈으로 보면 동화나라는 문을 닫아야 한다.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아름다운 서점이 하나씩 문을 닫고 서점이라고는 만화책과 참고서만을 비치한 서점만 그나마 남는다면 이것은 국민적인 수치다. 나름 책을 사랑하고 아끼며 책을 많이 접하는 사람들도 우리에게 우리 동네에 양서들이 즐비한 서점이 왜 중요한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저 필요한 지식과 알고 싶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가볍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보의 선별과 지식의 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좀 낫다. 그러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직접 보고 느끼며 선택할 기회를 가까이에서 주어야 한다. 이것이 하나의 문화적 자극이며 선택의 안목을 높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삶의 질문을 던져 길을 찾을 수 있는 책을 선택 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본 견해일 수 있다. 서점을 운영하는 이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동화나라 정병규 대표의 흔들림 없는 서점 지키기가 너무도 소중하고 고맙다. 그 많은 세월 그가 가는 길을 응원하고 따라 준 그의 아내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병규 대표, 그가 꿈꾸는 어린이 책의 역사와 자료수집이 끝나는 날 동화나라가 우리들의 곁에서 우리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박물관 같은 서점이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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