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물/칼럼/인터뷰 (230)
함께쓰는 민주주의
1967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그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수차례의 도전 끝에 1989년 꿈에 그리던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미술보다는‘아스팔트 위의 학생’의 길을 택했다. 2008년 현재, 그는 무대가 아닌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었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15만 원 짜리 옥탑방에 살면서도 그의 꿈은 여전히 삶을 노래하는 가수다. 조각도 출신이면서 그 흔한 조각도 한 벌 갖고 있지 않은 화가가 바로 그다. 솔아솔아 푸른솔아’듣고 난 뒤 인생행로‘역전’ 연영석(42)은 가수다. 무대에서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집회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그가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여느 가수와는 다르다. 홍대 인근에 있는 값싼 옥탑방이 거 처다..
극장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본다고? 지난해 만년 꼴찌 축구팀 인천유나이티드에프시가 플레이오프 결승전까지 오른 과정 을 다룬 이 4만 명, 일본 훗가이도 조선학교 학생들을 담은 가 관객 10만 명을 넘기며 다큐멘터리도 흥행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 이런 상승세를 몰아 지난달 27일(목) 한국에서 처음으로 생태 다큐멘터리 2편이 정식 개봉했다. 황윤 감독의 와 이다. 차에 치어 숨진 동물이나 동물원 철창에 갇힌 그들의 슬픔이 어떤 비극적인 영화에 견줘도 처지지 않을 큰 울림 과 반성을 일깨운다. 특히 는 동물의 교통사고‘로드킬’의 실태를 담은 한국의 첫 보고서다.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연구원과 구례 주민 최천권, 최동기 씨가 지리산 주변 88고속도로, 섬진강변 도로, 국도 ..
‘1980년대’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투신, 분신, 최루탄, 화염병, 도로를 가득 메운 성난 물결, 펄럭이는 깃발 그리고‘님을 위한 행진곡’……. 1980년대를 다룬 무수한 기록물과 예술 작품 속에서 수없이 재생되어 이제 당신의 기억과 함께 닳아지고 늙어가는 이미지들이다. 자유연상법을 이용하여 이와 관련된 이미지를 계속 끄집어낸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의 초라하고 부끄러운 밑바닥을 직면하게 되지 않을까. 광주, 감옥, 민주화운동보상법, 어머니, 눈물, 노무현, 386, 노래방, 민주동문회, 추모제, 후일담……. ‘추모’라는 이름의 거룩한 함정 김응수 감독의 는 후일담을 거부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는 1980년대를 다룬 종래의 영상물들이 상투적으로 걸어간 길을 거부함으로써‘..
늙어가는 연습을 하는 노인 모리스는 왕년에 잘 나가던 배우였다. 전립선 초기 암이라 수술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그는 즐겁고, 인생의 쾌락이 뭔지 안다. 안다고 믿고 있다. 외롭지도 않다. 그리고 아직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다. 죽으면 신문에 부고가 날 것이다. 크게 한 면 정도는 장식할배우다. 역시 잘 나갔던 배우 친구들도 몇 있다. 조용히 늙어가는 연습중인 그는 마을 카 페에 모여 약 챙겨 먹는 것이 일과다. 모리스의 절친한 친구 이안에게 증손녀가 온다고 이안은 들떠있다. 예쁘고 순종적이고 현명한 증손녀가 자신을 돌볼 것이며 자신이 증손녀 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죽는 소리를 하는 증손녀제시는 이안이 기다리던 아이가 아니었다. 친절하지도 않고 음식도 못한다..
코리안 비틀스로 불리는 이들 지난달 14일(목)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충무 아트홀 지하 연습실에 네 명의 남자가 한데 모였다. 장구, 북, 징,꽹과리를 든 이들은 이내 능숙하게 빠른 장단을 쏟아냈다. 30년 전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10평 남짓한 문화공간인 에서 그랬던 것처럼.김덕수(장구.56), 이광수(쇠.56), 최종실(북.54) 씨 와 작고한 김용배(1953~86년) 씨를 대신해 남기문(징.50) 씨가 다시 뭉친 건 지난 1994년‘국악의 해’공연 이후 14년 만이다. 이들은 이달 6일(목)과 7일(금) 서울 세종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사물놀이 탄생 30주년 기념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남기문 씨는 작고한김용배 씨 자리를 채워왔다. “만나니까 행복하네. 오랫동안 같이 활동했지..
한번 상상해 볼까요.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양치질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의 행동과 생각을 설명해주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어디에서 들리는지 모르지만 오직 나의 귀에서만,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고 내 귀에만 들리는 소리로 말입니다. 마치 소설의 한 인물처럼 나의 이름이 그 소설의 한 인물의 이름으로만 불려 지면서 말입니다. 그 목소리는 하루 종일 나를 쫓아오기도 하고 한 동안은 불안할 만큼의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하더니 결국 어느 날, 어느 날 말입니다, 쌓인 눈을 못 이겨 툭 부러지고 마는 나뭇가지의 소리처럼 불쑥 나타나서는 결국 내가, 당신이, 우리가 곧 죽을 것이라고 한다면 말입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자신의 일상 12년째 국세청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해롤드에게 어느 날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도 ‘남경주’는 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국가대표급 뮤지컬 배우가 바로 남경주(44)다. 춥고 배고픈 시절부터 뮤지컬이 최고의 인기 장르가 된 지금껏 그는 뚝심 하나로 이 무대를 지켰다. 그는 1982년 연극 로 데뷔했다. 1990년 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등 50여 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무려 여섯 번이나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그는 “꿈이었던 뮤지컬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지루할 틈 없이 보냈다.”며 “지금까지 재밌게 뮤지컬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를 만난 건 행운……. 1년 전부터 배역 노래 연습 남경주는 지난해 11월부터 뮤지컬 (벽뚫남)에 출연 중이다. 2006년 2월 국내에서 초연된 프랑스 뮤지컬 은 평범한 공무원 ‘듀티율’이 벽을 통과..
올리브 가족을 소개합니다. 아빠 리차드, 엄마 세릴, 할아버지 에드윈, 삼촌 프랭크, 오빠 듀웨인 그리고 올리브. 올리브와 고등학생인 듀웨인은 아빠가 다릅니다. 듀웨인은 철학자 니체에 빠져 아홉 달 째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항공학교에 가기 전까지의 약속입니다. 할아버지는 헤로인을 즐기다가 양로원에서 쫓겨났고 아빠는 ‘성공의 9단계 심리 전략’을 밤이고 낮이고 떠들어 대는 바람에 가족 모두로부터 왕따구요. 엄마는 언제나 바쁜 직장 생활과 주부 노릇을 하느라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에요. 현대를 살아가는 여느 집처럼 올리브의 가족은 바쁘고 정신없고 다들 따로 놀고 있습니다. 아, 삼촌 프랭크. 게이인데 애인에게 실연당해 자살을 시도했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뭐랄까 ‘요양’차 올리브 집에 오늘 왔습니다만..
지난해는 이른바 개성파 조연배우들의 전성시대였다. 원조격인 ‘순돌이 아빠’ 임현식을 비롯 이한위, 박철민, 오광록까지. 탤런트 이상철(45). 그 역시 개성파 조연배우다. 지금은 비록 이들보다 덜 알려졌지만, 2003~04년 국민드라마였던 에서 주인공 장금이를 도와주던 제주 감영의 ‘구만’ 역을 맡았던 이다. 본업이 탤런트이지만, 그는 요즘 연기보다 남다른 ‘선행’으로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선뜻 자신의 것을 내놓기 꺼려하는 요즈음,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연기자 지망생들을 위해 ‘인기’와 ‘금전’을 포기했다. 12년째 드라마에 출연해 번 돈으로, 연기 지망생 청소년들을 직접 거두어 돌보고, 심지어 연기 지도도 하고 있다. 극단 버섯을 만들어 장애인과 불우 청소년을 위한 연극을 꾸준히 무대에 ..
1986년 여름, 서울 신촌역 앞 작은 3층 건물에 수성도료로 벽화가 그려졌다. 이란 제목이 부쳐졌던 이 벽화는 김환영, 송진헌, 박기복 등 20대 청년 작가 6명의 작품이었다. 1층 벽면에는 어깨동무하고 있는 아주머니와 청년들, 2층 벽면에는 백두산 천지와 노동자, 농부, 사무원 등 민중의 모습을 통해 민족통일의 바램을 3층 벽면에는 민중 세상에 대한 낙관적 희망을 꽃에 뒤덮인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통해 표현하였다. 하지만 그림이 그려진 직후 벽화내용과 형상이 도전적이고 시위를 연상케 한다 하여 당국이 곧바로 지워버리는 일이 발생하였다. 도발적으로 일어난 정치적 벽화가 당시의 정치 사회적 상황에서 유효한 선전물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사건이었다. 도시 벽화에 눈 뜬 미술인들 도시환경 조형물 중 단연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