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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으로 보는 환타지의 세계 - 김덕영 본문
환타지가 영화와 책, 게임 등의 주된 주제가 된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PC통신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각종 환타지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중 몇몇은 이른바 PC통신의 스타작가로 떠오르면서,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자신의 글을 책으로 출판, 무시못할 판매부수를 올리며 출판시장의 새로운 인기상품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환타지 소설의 등장 |
지금처럼 소설이나 영화의 한 장르로서 환타지가 일반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반지의 제왕>의 원작자 J.J 톨킨이 환타지라는 장르를 일반화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환타지 소설은 중세의 <원탁의 기사>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환타지의 연원은 사실 꽤 오래 전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환타지는 이른바 신화(mythos)가 그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화는 인간이 만든 언어적 창조물의 첫 형태입니다. 그 최초가 <길가메시의 서사시>라 할 수 있으며 <그리이스 로마 신화>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플라톤 이후 이른바 ‘이성의 시대’가 열리면서 신화는 허황된 세계관으로 취급받지만 중세에 신이 다시 부활하면서 신화 또한 다시 부활합니다. 그것이 바로 <원탁의 기사> 이야기 입니다. | 하지만 중세에 환타지의 이름으로 부활한 신화는 고대 신화의 포맷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현대에 이르러 마침내 국내외 수많은 환타지 소설의 모태가 되는 <반지의 제왕>(톨킨, 1954년)이 쓰여지게 됩니다. 국내 환타지 소설부흥의 시발점이 됐다고 인정받고 있는 <드래곤 라자>의 작가 이영도씨 스스로 <드래곤 라자>의 기본적인 포맷을 <반지의 제왕>에서 차용했다고 고백하고 있듯이, 소설 <반지의 제왕>은 현대 환타지 소설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1억 권 이상이 판매된 초 베스트셀러입니다. 오랜 연구를 통해 유럽의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의 신화를 취합하여 만든 톨킨의 이 작품은 작품성에 있어서도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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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신화 혹은 환타지의 포맷은 <매트릭스>에서도 그대로 답습됩니다. 한 번 위 포맷에 근거해 천천히 따져 보세요. 신화와 환타지가 영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는지를.
영화는 모르고 봐도 재밌지만, 알고 보면 더 재밌습니다.
2003. 11월호 희망세상
글_김덕영
1965년 서울 출생
한양대 사학과 박사과정
외대, 상명대, 중앙대 등에서 영상역사학 및 영상 아카이브 관련 강의를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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