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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386세대의 치열한 자기고백 문진오의 첫음반 길 위의 하루 지난 호와 비슷한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보자. 7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작가가 김민기라면 8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할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일까? 민중가요의 전성시대였던 80년대를 한 두 작가로 정리하는 것은 자칫 민중가요를 서열화하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지만, 대중적 파급력만을 놓고 본다면 단연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노찾사는 팀으로서 여러 장의 음반을 내며 통일된 음악적 색깔을 유지했고, 무엇보다도 당시 활화산처럼 분출했던 민주화 열기를 대변하는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사계’ 등의 레퍼토리로 운동과 민중가요의 대중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했기에 8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결코 ..
아이들을 향한 김민기의 말 걸기 "우리는 친구다" 만약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단 두 명만의 작가를 고르라고 한다면 당신은 누구를 택하겠는가? 누구를 좋아하냐는 질문이 아니라 누가 한국 대중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이라면 말이다. 아마 많은 대중음악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겠지만 같은 질문을 대중음악평론가들에게 던진다면 십중팔구 김민기와 한대수를 거명할 것이다. 김민기와 한대수, 이제 음악활동 경력 30년을 훌쩍 넘기는 이들은 한국 대중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어떤 아이콘 같은 이름들이다. 이들은 비록 비슷한 시기에 음악활동을 시작했지만 겉으로 보이는 경향은 다르고도 또 같다. 김민기가 지식인적인 고뇌로 당대를 끌어안고 이에 맞서려고 했다면, 한대수는 보헤미안과도 같은 자유..
뚝심으로 새긴 역사의 기억 구본주 1주기전 별이되다 모든 기억은 상처를 동반한다. 기억이 발생했던 순간에서 멀어지며 현재에서 과거로 전이되는 순간 기억은 생명력을 얻게 되지만 기억이 기원에서 멀어지는 것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불가능한 회귀의 꿈으로 스스로를 상처 입히며 자신을 지우고, 변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가 기억이라 믿으며 간직하는 것은 늘 몇 개의 이미지에 가까운 조각들이 아니던가.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겨, 기억을 온전히 보존하려 안간힘을 쓴다. 그것은 기억을 과거에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을 복원함으로써 오늘과 대화하려는 끈질긴 노력에 다름 아니다. 2004년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가나아트갤러리와 덕원 갤러리, 사비나 미술관에서 함께 열린 조각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