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인 김남주 (2)
함께쓰는 민주주의
여기 노래가 그리고 날개가 -詩人 김남주 헌정 시집 글 서효인 humanlover@naver.com 여름이 되면 우리는 새삼 덥다고 불평이고 보양식을 찾거나 바다며 산으로 휴가를 떠난다. 뜨거움이 사라진 시대에 뜨거운 날씨만 남아 역시 무미건조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괴롭힌다. 우리는 자연의 지속적이고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탄압에 맞서 얼음을 가득 채운 음료를 마시거나 에어컨을 틀거나 그것도 아님 연신 손부채질을 한다. 그렇다. 여름이 왔다. 나에게 항상 여름인 시인이 있다. 이승에는 없다. 그는 저 너머의 세상에 있다. 시인으로 혹은 전사(戰士)로 불린 사내, 목숨을 내건 투쟁과 영혼을 다한 시작(詩作)을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 바로 김남주다. 스스로가 전사라고 굳게 외쳐왔던 시인. 그가 떠나..
직립(直立) 인간 김남주 1 휘영청 밝은 달이 캄캄한 어둠을 녹이던 어느해 추석날 밤, 술 몇 잔에 얼굴이 붉어진 키작은 청년 하나가 다짜고짜 소설가 황석영의 집 대문을 두드렸다. 한 손에는 집에서 '아마도 새마을 도로 가에 심어 놓은 걸 꺽어 왔을 듯핑은' 코스모스 한 다발을 들고서, 집안에 들어선 청년은 코스모스 다발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시키지도 않았는대 거기 피어 있습니다" 작달만한 키에 굽 닳은 구두, 낡은 '우와기' 에 부스스한 머리. 옷을 벗을 때마다 희고 굵은 이빨이 드러나 더욱 새까매 보이는 얼굴... 검은 뿔테 안경이라도 걸치지 않았더라면 영축 없이 시골 농사꾼으로 보였을이 구닥다리 청년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피어난 것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흔하디흔한 것들에 대한 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