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물/칼럼/인터뷰/칼럼 (15)
함께쓰는 민주주의
인생의 노을을 뜻 있게 지난주 많은 국민의 애도 속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善終)하셨습니다. 추기경보다 한 살 위인 제 선배 한 분은 장례미사 전날 명동 대성당에 마련된 빈소에 다녀 온후 “이 나이에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반성하며 무척 부끄러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한 사람이 어찌 이 선배 한 분만이겠습니까. 추기경이라는 가톨릭 성직 최고의 자리에 계셨던 분답게 그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종교지도자로서의 그의 몸가짐을 보통 사람이 다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평소 제가 지극히 감동한 것은 그의 한없이 겸허하고 소탈한 인품이었습니다. 위엄을 유지한다는 것이 겸손이나 소탈하다는 것과 이율배반(二律背反)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추기경님은 당신의 공사생활(公私生活)에서 ..
우리말 우리글은 어디로 가고... 역사가 오래된 주간지 표지를 살펴봅니다. 표지 윗부분에 ‘since 1964’로 표시하고 제호는 'Magazine’을 크게 적은 것과 한글이름을 달았습니다. 표지를 넘겨 목차면을 보면 ‘Contents: Cover story, Special, Arts...’라고 영어로 적은 제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사회복지사업 관련 법인에서 매월 발간하는 책자를 봅니다. 표지에는 ‘Vol. 207 February 2009’라고 발행월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 목차로 가면 'CONTENTS'라고 적은 후 세부 차례들은 한글과 영어로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재단에서 정기 발행하는 책자를 보면 표지에는 한글과 영어로 제호를 달았고, 목차로 가면 여기에도 ‘..
100호 특집-신임 이사장에게 묻다 스스로, 함께, 꾸준히 희망세상 (이하 희) : 먼저 사업회 신임 이사장으로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개인 신상에 대하여? 정성헌 이사장 (이하 정) : 올해 94세 되신 어머님이 계시고, 집사람은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고 있고 아들 둘이 있다. 큰 아들은 대구 가톨릭 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데,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서 해병대 만기 제대를 하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배달의학 등을 공부하면서 서양의학의 필요성을 느껴 늦게 서양의학을 공부하는 등 복잡한 경력이 있고, 둘째는 일본에 가서 고생을 좀 했고 경제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술과 담배를 많이 하였으나 7년 전 수술 이후 전혀 안하고 있다. 종교는 가톨릭인데 그렇게 열심히 다니지는 않는다. 희 : 평소 좋아하는..
막장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일생을 그린 영화가 몇 편 있습니다. 커크 더글라스(반 고흐)와 앤서니 퀸(폴 고갱)이 등장하는 1956년작 빈센테 미넬리 감독의 ‘삶의 욕망(Lust for life)’, 1990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빈센트와 테오(Vincent & Theo)’, 자크 뒤트롱이 반 고흐를 연기한 1991년작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반 고흐(Van Gogh)’가 보기 드문 반 고흐에 관한 영화들입니다. 반 고흐가 런던과 파리를 거친 구필 화상의 점원을 그만둔 뒤에 아버지처럼 목사의 길을 걷기 위해 벨기에의 보리나주 탄광 지역에서 수습 전도사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을 ‘삶의 욕망’은 이렇게 영상화했습니다. 어느 일요일에 반 고흐가 설교를 하고 있을 때..
1998년 5월 독재와 부패로 얼룩진 수하르또 체제가 극적으로 무너졌다. 수하르또의 뒤를 이어 대통령 직을 승계하였던 수하르또의 측근 하비비도 헌정절차에 따라 퇴진했다. 이어 이슬람 지도자 와히드와 메가와띠가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에 취임했으니, 민주화는 인도네시아 시민사회가 경제위기를 군사정부에 대한 도전의 계기로 적극 활용한 성과였다. 박정희 독재체제에 비견될 수 있는 수하르또 독재체제는 1965년 ‘9·30 사태’로 불리는 일련의 사태를 수하르또가 평정하고 수까르노 지지 세력과 인도네시아 공산당세력을 괴멸시킨 가운데 수립되었다. ‘9·30 사태’ 이후 1966년까지 공산주의자로 몰려 살해된 숫자는 아직도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한 인권보고서에 의하면, 이 시기에 정치적 이유로 피살된 사람을 100만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