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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수능입시부정에다 학부모와 교사까지 가담한 성적조작사건 그리고 ‘일진회’가 몰고 온 학원폭력사태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탄식이 빈번한 이즈음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그이는 자식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딸만 일곱을 둔 그이는 ‘달궈진 쇠판 위에서 튀는 콩처럼 안정되지 못한 생활’을 해왔던 터라, 아내와 자식들한테 늘 미안하다. 여느 아버지들처럼 마음먹고 용돈을 준 적이 없고 그 흔한 학원 한번 보내지 못했다. 헌데도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해서 대학까지 마치고 다들 심성이 곱게 자랐다. 그이는 언제나 그 점을 고맙게 여긴다. 명색이 교육운동을 한다면서 자식들에게 소홀히 했음은 스스로 돌이켜봐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이가 감옥에 가고 수배되었을 때, 가장의 빈 자리를 채운 건 인생의 동반자인 아내 ..
이틀째 광주에 폭설이 내리던 날, 기아자동차 노조의 부패한 행태를 바라보는 그이의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노조 간부들이 비정규직으로 입사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아 챙겼다니, 도덕성이 생명인 노동운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노조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입사청탁을 한 사람들의 명단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그이는 머리끝이 쭈뼛 선다. 광주의 어른으로서 사과성명을 발표하러 가면서도 발걸음을 떼기가 몹시 조심스럽다. 눈길이 미끄러워서만은 아니었다. 그이는 사위가 기아자동차에 취직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입사원서를 낸 딸은 은근히 전화 한 통이라도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이는 시침을 뚝 떼고 모른 척했다. 교육운동 한답시고 수배다 감옥이다, 애비노릇도 제대로 못한 처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