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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역사의 피조물 ‘민청학련사건’이니 ‘3·1민주구국선언’ 같은 대형 시국 사건들은 이우정이란 이름 석 자를 재야인사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고 기관원들의 감시와 협박에 시달리는 일은 어느덧 그의 일상이 되었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 여성 노동자들, 철거민들, 동아·조선투위, 원폭 피해자들, 재일동포들, 양심수 가족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고난 속에서 그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는 담담히 그들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아직 손을 내밀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계속해서 ‘나를 이용하세요.’라고 외쳤다. 1970~80년대의 크고 작은 시국사건에 연루되고, 잡혀갔다 풀려나오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형성된 그의 이미지는 과격하고 격렬한 ‘민주 투사’ 그것..
301호실의 기억 왜 자꾸만 기도가 하늘에서 쏟아질까 이 작은 방에 쓰리고 아픈 눈물에 젖은 기도들이 뼈 마디 마디 울리는 기도들이 하늘로 되돌려주는 기도들이 늦봄 문익환이 1975년 한국기독교장로회여신도회전국연합회 회보에 기고한 이 시의 제목은 「삼백일 호실」. 긴급조치란 망령이 멀쩡한 이들의 손발을 묶던 시절, ‘눈물에 젖은 기도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서울 종로 5가 기독교회관 301호 여신도회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다. 단 한 번도 역사의 조명을 받아본 적 없는 이 작은 방은 훗날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인권위원회 사무실을 개방하여 자신의 소임을 물려받기까지 쓰리고 아픈 기도들을 하늘에 되돌려주는 종전의 일과를 되풀이했다. 남산부활절연합예배사건, 민청학련사건, 3·1민주구국선언사건 등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