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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죽은 언론의 사회 -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글·송기역 songazzinaver.com 2008년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정동익은 오래 전 자신이 몸 담았던 동아일보사 앞에 서 있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동아일보는 쓰레기다!”라며 야유를 보냈다. 한때 국민들이 가장 사랑했던 신문 동아일보는 젊은 시절 그와 동료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외쳤던‘자유 언론’이 아니었다. 그는 차마 더 바라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36년 전의 일이다. 1975년 3월 17일.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기까지 그는 입사7년차의 동아일보 기자였다. 새벽 세 시가 넘은 시각, 동아일보사 안에는 시노트 신부와 87명의 사원들이 2층(공무국), 3층(편집국), 4층(방송국)에서 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중 2층에 있는 23명의 기..
아름다운투정 - 가톨릭노동청년회 글·송기역 songazzinaver.com 『요셉 조성만 평전』을 탈고할 무렵, 박순희(아녜스)를 만났다. 사람들은 그 이를‘선한 싸움꾼’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만난 곳은 향린교회 목회실이었 다. 향린교회에서 판넬골목을 지나 백여 미터 오르면 그이가 숱하게 드나들 었던 명동성당이 있다. 박순희는 매일 명동성당에 들른다. 성당에 가면 추위 에 아랑곳하지 않고 서각을 하는 문정현 신부가 있다. 그이는 문정현 신부와 함께 침묵과 기도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서 죽어가는 생명들과 함께 하고 있다. 우리의 만남은 70년대에 인권변호사로 거듭난 이돈명 변호사의 선종으로 하 루 연기되었다. 만나자마자 박순희는‘커다란 동지를 또 한 명 잃었다’고 애석 해했다. 우리의 대화는 이..
모든 것은 한 편의 글에서 시작되었다 -고려대학교 서클 한맥 글·송기역 songazzi@naver.com문제가 된 글은 한맥 6호에 실린, 광주대단지 실태를 고발한 르포르타주 「광주는 죽지 않았다」이다. 80년 5월의 광주가 아니다. 김영곤과 함상근 등 고려대 서클 한맥 회원들은 경기도 광주에 찾아가 한 편의 글을 쓴다. 광주에서 그들이 들은 것은 한 여성의 죽음이었다. 쫓겨난 철거민들의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글은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임산부가 분만한 아기를 삶아 가족의 아사를 면할 수밖에 없었다는 놀라운 참상이 바로 다른 곳이 아닌 광주단지에서 일어났다. 뉴스메이커 556호에서 한맥 회원 조상호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청계천 주변의 인쇄공이었던 한 가장이 아내가 허기에 지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