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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사회학자의 기고문이 우리사회에 난데없는 체제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들이댄 공권력은 글을 쓴 교수를 구속 수사하느냐, 불구속 수사하느냐를 두고 검찰총장이 물러나는 일도 생겼다. 그러자 야당대표는 “우리의 체제를 정면으로 도전하고 부정하는 사람에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법무부장관이) 지휘권까지 발동해서 보호할 이유는 없다.”며 “한두 사람의 인권을 보호한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 체제가 무너지고 국민 전체의 인권에 위협이 온다.”고 현 정권을 비난했다.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구국운동도 불사하겠다, 보수 세력이 총집결하자.’는 야당 대표의 호소에 보수 인사들인 ‘제2시국선언 애국시민모임’은 “대한민국은 좌경화가 나라의 안방과 심장을 위협하고 있는 위험한 나라”라고..
폭력배들한테 교회에서 쫓겨난 목사와 교인들이 거리에서 예배를 본다. 그것도 경찰서 앞에서. 헌데도 교인들을 이끄는 목사는 성직자라기보다 지휘자나 무대감독에 더욱 어울린다. 그의 손짓에 따라 교인들은 더위도 추위도 잊은 채 찬송가를 부르고 신명나게 박수를 친다. 누구보다 흥을 돋우는 건 어깨춤을 추는 목사다. 그가 깡패들한테 얻어맞아서 입원까지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교인들은 목사와 한 몸이 되어 엄지손가락을 펴면서 ‘자유, 정의, 민주, 민족, 자주, 평화, 통일’을 부르짖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서 ‘통일! 통일! 통일!’을 마음껏 외친다. 교인들뿐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들도 속이 다 후련하다. 군사정권의 폭압을 잠시나마 날려버리는 순간이다. 그는 어느 해, 아내와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