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승훈 (2)
함께쓰는 민주주의
과묵, 눌변, 그러나 청동 같은 진정 : 김승훈 마티아 신부 글 한종수/ wiking@hanmail.net 2003년 9월 2일. 정의구현사제단의 얼굴이었던 김승훈 마티아 신부가 64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김 신부를 한국 현대사를 바꾸고 6월 항쟁을 불러 일으켰으며 25년 동안 유지되고 있는 현재의 헌법을 만든 결정적인 사건 즉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은폐 조작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로 기억한다. 물론 엄청난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분을 단순히 그 일로 한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10주기를 맞이하여 그 분의 흔적을 찾아나섰다. 김승훈 신부는 1939년 7월 6일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고, 해방 후에는 부모님을 따라 월남했다. 1953년, 소년 김승훈은 한국 ..
1976년 3월 1일 오후 6시 명동성당에서는 3·1절 57주년 기념 미사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전국에서 올라온 20여 명의 사제단 신부들이 공동 집전한 이 날 미사의 분위기는 여느 때처럼 경건하고 장중했다. 가톨릭 신자로서 미사에 참석한 공화당 국회의장 서리 이효상은 잠시 장내를 둘러보았다. 신자석에 앉은 700여 명의 사람들 중에는 더러 개신교 신자, 비신자도 섞여 있었지만, 3·1절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인 명동성당의 위치를 돌아볼 때 이해하지 못할 풍경은 아니었다. 김승훈의 강론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효상은 이 미사에 대해 별다른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 강론대에 선 김승훈은 유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앞둔 1975년 2월 3일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과 같은 가톨릭 정치가들의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