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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글 박성용/ firstprince@hanmail.net 지은이 김순천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마포에 사는 30대 가장 박성용이라고 합니다. 마을에 책읽기 모임이 있는데 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정말 다채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회자도 중재자도 없고 따라서 아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모임이지요. 이번에 제가 를 함께 읽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 때 마을 분들과 책을 읽은 뒤 나눈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 책은 르포작가이신 선생님께서 20명에 가까운 대기업과 공기업 사무직 노동자, 하청업체 여성노동자, 해고노동자, 프리랜서, 취업 준비생, 공인노무사와 학생회 간부 등을 인터뷰한 뒤 그 내용..
울산 현대 노동자 87년 7.8월 대투쟁의 현장을 찾아서 김순천 남목 삼거리에 도착했을 때 아직 겨울의 찬기가 가시지 않은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희미한 오후의 햇살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남목은 남쪽의 말목장이란 뜻이다. 예전에 이곳에 말목장이 있었는데 그것은 중심과 변두리를 가르는 상징적인 고개였다. 1987년 7.8월 현대 노동자들 수만 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함께 이 남목 고개를 넘었다. 이 고개를 넘어 시내로 향하면 자신들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일요일 오후여서인지 현대중공업은 조용했다. 평일에는 2만 5천 여 명이나 되는 노동자들이 조선, 해양, 프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시스템, 건설장비로 나뉘어 일을 하고 있다. 남목 고개를 넘으면 현대 자동차가 나온..
우리 안의 공포와 패배의식을 치유하는 역사학자 [이이화] 가끔 역사의 ‘간계’와 마주치는 순간이 있다. 기존의 사회적인 문제는 새로 등장하는 사회적 문제에 가려져 이미 낡은 문제나 해결된 문제처럼 치부한다. 동성애, 장애인, 소비자, 외국인 노동자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만 또다른 노동자 문제나 농민들의 문제는 자신들을 자극시켜줄 문제가 아니어서 외면하거나 이미 해결된 문제로 착각한다. 망각된 사람들은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며 지독히 외로운 삶을 버티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 학살당한 민간인들도 망각된 문제 중 하나이다. 그 오래고 낡은 자리에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이 있었다. 어떤 연유로 자신이 죽는지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죽어간 민간인 100만 명. 그들 중 대부분은 국가권력에 의해 조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