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쓰는 민주주의
지구의 모든 생명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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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먼 친구로부터 어느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종교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며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 사람은 어느 날, 반찬으로 먹을 고등어를 손질하던 중 문득 생선의 그 푸른 살이 자신의 살과 다를 바가 없음을 느꼈고 그 살을 익혀서 입으로 넣는 일이 마치 자신의 살을 씹어 먹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그 후로 어떤 고기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별 희한한 사람도 다 있군’, ‘그럼 뭘 먹고 살아?’ 하는 정도의 지극히 짧고 어리석은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채식주의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 육즙이 풍부하게 배어있는 갈비라든가 바삭바삭한 돈가스, 소주 한잔을 곁들인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삼겹살, 보돌보돌한 생선회 등과 영원히 안녕하고 돌아선 사람들을 굳이 이해하려는 위험한(?) 짓을 하느니 특이한 사람들로 치부하는 편이 훨씬 쉽다. 그들이 옳다고 느껴지면 앞으로 이 음식들을 마음껏 즐길 수 없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이하 채식모임)을 통해 소박한 밥상의 의미를 배우면서 그 두려움은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
지구를 지키는 사람들
‘채식모임’은 지난 99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채식 동호회이다. 채식 요리법 소개나 친목 모임을 갖는 것 외에도 채식에 대한 홍보활동과 함께 환경과 그 외의 여러 문제들을 고민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정인봉, 김승권 두 공동대표는 익히 알려진 채식 전문가들이다. 김 대표는 수십 년 동안 자연의학을 공부하며 직접 환자를 치유하는 활동도 해왔으며, 정 대표 또한 직접 연구한 채식 요리법, 식단 등에 대한 책의 발간과 TV, 라디오 등의 방송활동, 강의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음만 앞세운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채식에 관해서라면 훤히 꿰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기에 채식 초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채식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식생활이 까다로운 사람들’ 혹은 ‘특수한 종교 때문에 하는 식생활’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 모임은 반드시 채식을 해야만 회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식 위주의 소박한 식생활이 나의 건강은 물론이고, 식량, 물, 에너지, 환경, 동물 등 지구촌 모든 인간과 다른 생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생활이라는 것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매일의 생활 속에서 이를 조금이라도 실천하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정 대표의 말처럼 이들은 ‘채식’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널리 환경과 생명,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활 속 방법으로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소박한 밥상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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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플라톤의 『공화국』에 나오는 위의 대화는 전혀 상관있을 것 같지 않은, 생각도 하지 못했던 식습관의 파장을 정확하게 꼬집은 것이다. 아무튼 인류가 시작된 이래 지구 위에서 전쟁이멈춘 기간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이지 않은가. 지금도 이라크에는 온갖 무기로 치장한 미군이 주둔 중이다. 부시 대통령에게 돈을 대주는 가장 큰 기업체는 총기업체이고 두 번째는 축산업체라고 한다. 이들이 온갖 세제 혜택을 등에 업고 축산단지 조성을 위해 제3세계의 숲을 불태우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보자! 정 대표는 현대의 육류문화가 끼치는 이러한 물질적, 정신적 폐해는 고스란히 인류의 온갖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육류문화가 끼치는 폐해 |
글 / 서민숙
사진 / 황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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