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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눈이 부셨다. 며칠 심한 황사로 전날까지 하늘이 뿌옇더니만 판화가 이철수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 아침은 눈이 부시게 명징한 하늘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6월 24일, 관훈미술관에서 이철수 선생의 데뷔 30주년 기념 전시회를 앞두고 작품집을 준비하는 컬처북스 대표 오창준 선배가 주선하여성사가 되었다. 전시회 준비와 기념 작품집 준비로 몹시 바쁘신 중에도 흔쾌히 (?) 인터뷰를 허락해 주신 터라 며칠 전부터 어떻게 하면 짧고 굵게 마칠까 궁리를 했지만 딱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무엇부터 여쭈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전전반측하다 새벽녘에야 까무룩 잠이 들고 새벽 6시 알람이 울리자 선잠에서 깨었다. 머릿속은 하얗고 대체 내가 왜 이 인터뷰를 하겠노라 나섰는지 후회막급..
단편선은 약속시간에 항상 늦는다. 토요일마다 하는‘우쿠렐레 강습’시간에는 대놓고 10분씩 늦는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 약속 시간에도 그는 늦게 나타났다. 조금 늦겠다는 전화가 먼저 왔다. 일정에 맞춰서 바쁘게 가고 있던 발이 한가로워졌다. 빨리 뛰던 발에 따라 숨도 가벼워졌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인터뷰 전 답지 않게 마음이 가벼웠다. 늦는다고 했으니 기다리지 않고 당당하게 커피 마시며 여유롭게 담배도 피웠다. 그는 우쿨렐레 강습생들에게 늦는다고 한 뒤 덧붙였다. 약속 늦는다고 마음 졸이지 마라. 단편선은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에 재학 중이다. 그런데 언제 졸업할지 모르겠다. 학교 공부보다는 노래 부르는 데 열심이다. 노래 짓고 기타를 항상메고 다니는 그는 주로 길거리에 있다. 전태일 다리의 동상 앞..
아침에 눈을 떠보니 너무나 피곤해서 모든 걸 던져버리고 잠이나 자봤으면 저녁에 집에 오는 길 술 한잔 하고 나니 며칠만 놀고 싶지만 또다시 지하철 안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하루 백수생활 그립지만 주먹 꽉 쥐고 Fighting! Fighting! My life is beautiful life Fighting! Fighting!/ 아름다운 나의 인생 매일 똑같은 뉴스와 재미도 없는 신문 비슷한 얼굴들로만 가득 찬 텔레비전 거리에 많은 사람들 어색한 시선들만 미소도 없는 하루와 노을도 없는 하늘 인생살이 뭐가 그리 복잡한가요 가슴 펴고 소리 높여 함께 웃어요 Fighting! Fighting! My life is beautiful life Fighting! Fighting! 아름다운 나의 인생 일어나 내 ..
겨울에도푸르른겨우살이처럼 중랑구, 건강하고행복한 마을만들기주역‘초록상상' 글·양지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yangjikdemo.or.kr 사진·염동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dhyeomkdemo.or.kr “아이들이 눈을 치워가며 새똥에서 겨우살이를 어찌나 열심히 찾던지요.^^ 평소같으면‘더러워’했을 텐데… 넘 예뻐요. 겨우살 이 실제로 보니 겨울에도 파란 잎을 달고 있더라고요. 겨울에도 우 리가 인식하지 않을 뿐 숲은 열심히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초록상상 카페 http://naver.com/ecomaul |작성 자 모모) 동북여성환경연대‘초록상상’의 초록지구탐험대가 지 난달 광릉수목원으로 탐험을 떠났다. 겨우살이도 관찰하 고 겨울 숲속을 누비며 추위 속에서도 움트는 생명들을 보고 왔다..
사랑할 수 없는 시간 - 다큐[진실의 문]을 찍으며 글·김희철 감독/docueyehanmail.net 김훈 중위의 아버지, 김척. 그는 군인이었다. 1997년 12월 전역을 한 그의 어깨에는 세 개의 별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불 과 2달 후인 98년 2월 24일, 그는 장남 김훈이 판문점 공동경 비구역 241GP 3번 벙커에서 권총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위 계급장을 달고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김훈의 사인 에 대해 군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자살’이라고 발표했 다. 유가족은 믿을 수 없었다. 유서도 없었고 군이 발표한 당일 상황과 사인에는 허점과 오류가 많았다. 권총도 김훈의 것이 아니었고 총을 발사했다는 오른손에는 화약흔이 없었으며 오 히려 왼손바닥에서 검출되었다. 사건이 일어났다는 ..
로스트 라이온즈 - 탐욕에 눈먼 인간들에게 던지는 경고 글·김봉석 영화평론가/lotusidnaver.com 하나의 국가, 사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거창 하고 원론적인 질문이기에 대답 역시도 포 괄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등 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국가의 3대 권력기 관인 정부와 국회, 법원이 제 역할을 하는 것. 언론이 철저하게 감시하고 조언을 하 는 것. 그리고 주권을 가진 국민이 자신들 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는 것. 권력기관 은 언제나 국민을 위한 일인지 따져보아야 하고, 언론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선인지 를 자문해야 한다. 국민은 기꺼이 권리와 의무를 지켜야 하고 이 중 하나만 빠져도 국가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제대로 운영되..
독재정권의 서슬 아래서 민주화를 갈 망했던 그 시절,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 렸던 이가 있다. 가녀린 체구, 귀엽고 깜 찍한 외모에 걸맞게 맑고 청아한 목소리 로“그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날은 오리라…”로 시작되는 노래 를 정성껏 부르던 윤 선애(47)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80년대 민중가요의 아이콘’으로 기 억될 정도로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젊은 청춘들의 뇌리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이름이다. 그런데 지난 25년 동안 그는 정작‘새벽’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던 안 치환 씨 등처럼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윤선애 씨를 인터뷰하게 된 건 인간적(?)인 호기심이 순수하게 발 동했기 때문이다...
늘 푸른 세상을 향한 되살림 행동 -광진주민연대 글·양지연 yangji@kdemo.or.kr 사진·염동해 dhyeom@kdemo.or.kr 지난 해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를 꼽으라면 노임팩트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인, 가장 소비중심적인 도시인 뉴욕에서 한 남자가 1년 동안 지구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행동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행동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휴지, 세제 등 1회용품과 화학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했다. 식재료는 근거리에서 생산된 것만을 사 먹고, 소비는 최소화하되 옷 등 필요한 물건을 살 경우에는 재활용 상품을 이용했다. 마침내 전기 사용까지 끊으면서 뉴욕 한복판에서 촛불을 켜고 지낸다. 노임팩트맨이란 제목에서 풍기는 강인한 인상처럼 환경에 아무런..
토끼의 낮잠 -다종예술가 임의진의 새해 소망 글·사진 유성문 rotack@lycos.co.kr 멀고도 가까운 길이었다. 방랑을 돌아 방랑에 이르는 길. 담양(潭陽) 수북(水北) 회선재(回仙齋) 선무당(仙舞堂)의 떠돌이별, 어깨춤 임의진(44). 그는 소위 다종예술가다. 마중물의 시인, 참꽃 피는 마을의 수필가, 예수 동화의 동화작가, 세 번의 개인전을 연 화가, 4집 독집 음반을 준비 중인 포크 싱어, 게다가 여행자의 노래를 비롯한 월드뮤직 선곡자 및 수입음반 기획자이고, 해마다 두어 달은 인적 드문 세계 오지로 길 떠나는 여행가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다채롭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10년간 진보성향 개신교회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남녘교회의 목사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전남 ..
배움이 즐거운 곳 -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 글·양지연 yangji@kdemo.or.kr/ 사진·염동해 dhyeom@kdemo.or.kr "그대들에게는 넘치는 활력이 있다. 밀림을 만나면 밀림을 개척하고 광야를 만나면 광야를 개간하고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 우물을 파라. 이미 가시덤불로 막혀 있는 낡은 길을 찾아 무엇 할 것이며 너절한 스승을 찾아 무엇 할 것인가!" (루쉰, 청년과 스승 중) 요즘 우리 사회의 대학을 보면 루쉰의 일갈이 주는 울림이 더욱 사무친다. 취업 준비 학교로 전락해 버린, 황금 간판의 덕을 보기 위한 곳으로 변질되어 버린 대학에 대한 씁쓸함과 진정한 배움의 장에 대한 갈증으로 대학문을 박차고 제발로 걸어나오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요즘, 그래서 대학에 대한 다른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