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물/칼럼/인터뷰/희망을 말하다 (30)
함께쓰는 민주주의
움직이는 사람만이 꽃을 피운다. ‘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 대표 글_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꽃들에게 희망을’ 은 창원에 있는 비영리 봉사 단체이다. 이름이 주는 이미지였을까? 이내 꽃이 피고 나비가 날 것 같은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떠났다. 창원으로 내려가는 동안 마음엔 봄이 왔다. ‘꽃들에게 희망을’ 대표 설미정, 그녀를 만나고는 정말 방긋 꽃이 피고 말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1999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아나바다’ 운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로 하는 활동은 저소득 가정에 밑반찬 배달과 학습, 정서적 지원이다. 사파동 민원 센터 건물 2층을 무료임대로 쓰고 있지만 관의 지원을 받지는 않고 있다. 자발적으로 지역민이 만..
따뜻한 미소 뜨거운 눈물의 그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 글_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는 명동 길을 걸어가 조명숙 교감을 만났다. 그녀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숨결이다. 이날은 여명학교가 개교 8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개교기념 행사를 마치고 만나서일까? 우리는 인터뷰 내내 울다 웃다 하였다. 그녀의 따뜻한 미소와 뜨거운 눈물이 녹아난 삶의 이야기들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조명숙 교감은 1997년 신혼여행으로 중국 여행을 갔었다. 거기서 탈북 청소년들을 소개 받으며 신혼의 단꿈은 남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들과 베트남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오기까지의 경로를 설명하는 그녀의 눈동자엔 아직도 긴박감과 떨림이 남아있었다. 소녀같은 미..
‘세상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수행 공동체 정토회 김미현 씨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언제나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현실 삶 속 실천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더 강렬한 기쁨을 주기도 한다. 여기 아름다운 삶으로 이웃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람이 있다. 김미현 씨는 강화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평범한 엄마이고 아내이며 며느리이다. 그러나 내가 만난 김미현은 자신을 게으름에 빠트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꾸준히 정진하는 삶 속의 수행자였다. 수행 공동체 정토회 사람들은 새벽 5시에 일어나 108배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수행하지 않으면 활동하지 않는 것이 정토회 원칙이다. 그런 그녀의 삶 속에서 나는 세상에 희망이 될 수 있는 씨앗을 찾았다. 그녀는 민주화..
자신을 성찰하는 여행 #서울시내 광화문에 있는 모회사에 다니는 40대 중반의 A씨. 그는 갈수록 살기가 버겁다. 친척들과 친구들은 매일 정장 차림으로 버젓한 회사에 출근하는 그에게 "그 정도만 되면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고 하지만 그는 남에게 보이는 것만큼 행복하지않다. 정년퇴직까지 버티는 선배들이 많지않은 것을 보면 그도 언제 회사를 그만두어야할지 알 수 없다. 시대는 늘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그도 자기 개발에 몰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영어 공부도 지쳤다. 영어나 중국어를 새로 배우지는 않는다하더라도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모바일환경과 같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마저 쉽지않다. 트위터에 페이스북에…. 오십견에 전립선염까지 남에게 말못할 병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는..
남해 사람은 을 본다 글·최이삭 redsummer312gmail.com 남해 사람은 남해 신문을 본다. 남해군에서 이것은 불문율로 통한다. 식당에서, 볼링장에서, 택시에서도 남해신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 집 중에 두 곳이 남해신문을 본다더니 정말이었다.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남해신문의 활약은 새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남해신문의 사장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를 소개하는 글에는 항상 군민의 50%이상이 구독하는 남해신문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실제로 체감한 ‘군민의 50% 이상이 구독하는 신문’은 업적으로만 끝나는 빛나는 이름이아니라 남해군민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은 생활의 한 축이었다. 한 주민은 “남해에서는 지역신문을 통해서 모든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
오른쪽 손이 왼쪽 손을 긁어준 것의 가치 _풀뿌리 운동과 한밭레츠 글·김성훈 tjletshanmail.net 풀뿌리 운동 이란 무엇인가? 은 특정한 식량을 재배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심어진 풀이다. 이들은 벼, 콩, 배추 등 독립된 자기 이름으로 불려지는 상품이 되며 그 순간 풀이면서 풀이 아니게 된다. 그와달리 쑥, 명아주, 질경이, 민들레, 벌금자리 등은 상품이 아닌 한에서 풀이지만 이 또한 상품화할 목적으로 채취되거나 재배될 경우 자신의 독립된 이름을 가지며 풀이 아니게 된다. 자신의 독립된 이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권력을 가지지 못한 것을 의미하며, 상품이 아니라는 것은 상품-화폐-자본의 질서에 편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풀뿌리 운동이란 무엇인가? “권력을 갖지 못한 시민이 스스로의 삶의..
IMF 10년이 남긴 것 지난 11월 21일은 김영삼 정권이 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신한국당 후예인 한나라당이 창당된 날이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잃어버린 10년’ 타령에만 골몰하는 저들의 모습에선 ‘갱제’ 살리기는 고사하고 쪽박마저 깨버린 지난날에 대한 겸허한 반성도, 자기성찰도 찾아볼 수가 없다. 여권의 반격도 꼴사납긴 마찬가지다. 지난 10년은 독재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낸 ‘되찾은 10년’이었다는 그들의 주장 속에는, 민주화의 과실을 맛볼 겨를도 없이 IMF라는 철퇴를 맞아 신자유주의의 거센 풍랑에 휩쓸린 국민들에 대한 관심도 애정도 보이지 않는다. 사단법인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49세) 회장은 10년 전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국가..
2007년 늦가을 저녁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대통령의 말대로 가져간 보따리가 부족할 만큼 여러 부문에 걸쳐 성과를 냈다.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등 3~4개국 정상들이 한반도에 모여서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경협확대 등의 10개항으로 구성된 10·4 남북정상 ‘남북관계 발전·평화번영 공동선언’은 예상을 뛰어넘는 합의 내용을 담았다. 이는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남북공동평화번영의 실질적 협력과 실천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요즘은 어느 때보다 민족과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누구를 미래의 지도자로 ..
민족의 화해와 공존 가뭄은 지구촌의 가난한 나라들을 헐벗게 하고 지진과 홍수는 때를 가리지 않고 대륙의 곳곳을 파괴하고 있다. 북극의 만년설이 하루에 백만 톤씩 녹아내려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고 그로인해 만년 만에 깨어난 땅속의 박테리아가 살아나 내뿜는 프레온 가스는 지구의 기온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재해를 반복시켜 끝내는 지구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학자들은 경고한다. 얼마 전 비교적 소형 태풍인 ‘나리’가 제주와 전남 고흥 등을 빠져나가면서 우리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연간 강수량의 삼분의 일이 단 며칠 사이에 내려 그 피해 규모도 엄청나 사망·실종자가 수십 명이며 재산 피해만도 15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그 뒤의 수해복구 상황을 지켜보면 우리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
장애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장애인이 없는 나라’다. 거리에서 장애인 만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버스나 전철, 기차역이나 공항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도 장애인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은 정녕 장애인이 없는 나라인가? 한국의 장애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인구의 10%에 달하는 400만 장애인이 가긴 어디로 갔겠는가. 한국의 거리에서 장애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어디론가 ‘갔기’ 때문이 아니라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만한 곳이 아니다. 휠체어를 타고 문 밖을 나서면 육교와 지하도가 길을 막아선다. 전철역사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는 툭하면 고장이요 걸핏하면 사고라 ‘살인기계’라는 오명을 안은 지 오래다. 몇 킬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