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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그들이 사는 세상] SIFE, 새터민 프로젝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11. 9. 15. 17:26

SIFE, 새터민 프로젝트

 

/ 나동현 (청년인턴기자, arbeitsmann@naver.com)

 

그들을 처음 본 것은 5월 축제날이었다. 수많은 판매대 사이에서 평양순대와 두부밥을 팔고 있던 그들은, 단지 팔고 있는 것이 대학 축제에서 판매되는 음식으로는 의외의 것이라는 점 이외에는 다른 동아리와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그 음식을 준비하는 이들은 여타 동아리와 달랐다. 바로 새터민들과 5월의 대학 축제를 함께 하고 있었다.

새터민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육우 프로젝트, 바람개비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올바름을 실천하는 가톨릭대학교의 SIFE (http://club.cyworld.com/cuksife)를 만나보았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SIFE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의 삶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도록 도와주고 논의하며, 연구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열정이 와 닿았다는 유근혁 (국제통상. 회장). 그런 단체가 가톨릭대학교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당장 주변에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을 모아 올 3월 동아리를 만든 그는 올 한 해 SIFE 활동을 하며 이러한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고 한다.

그 신기한 사람 중의 한 명인 황보성준 (영어영문. 부회장)는 가톨릭대학교 SIFE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새터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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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회장 유근혁 씨, 오른쪽 부회장 황보성준 씨)

 
새터민과의 만남이라면 중학생 시절 안보 강연을 목적으로 학교를 방문한 새터민을 본 것뿐이다. 단지 ‘2등 시민으로 살아가는 타자로서의 그들에 찰나의 안타까움은 느끼지만 돌아서면 이내 그들의 존재를 잊어버리는필자로서는 <새터민 프로젝트> 활동을 하기 이전부터 새터민 자녀를 대상으로 복지관에서 무료공부방을 진행하는 등 새터민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황보성준 씨가 의외로 다가왔다.

새터민과 관련된 활동은 주로 개신교 단체에서 많이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지속적이지 못하고 근본적인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환경인데, 새터민 부모님들은 정부에서 지원받는 걸로 만족하고, 자신들의 말투 때문에, 또 여기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사회에 나오지도 못하고, 자신들을 가두어 두는 것을 많이 봤어요. 공부방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아무리 사랑을 줘도 가정환경 때문에 그것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황보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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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과 함께 지역활동)

                                                                                                           
축제 기간 중 북한 음식을 판매한 것은 새터민들의 경제적 이익 창출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인천 부평 삼산 사회복지관에 그릇이라는 봉사단이 있어요. 새터민 이주여성 10분으로 구성된 단체인데, 이 분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봉사를 하거나, 지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일을 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경제적 이익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필요가 있었어요. 새터민 분들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유근혁)

축제 기간 북한음식 판매를 통해 새터민들에게 창업과 자립의지가 생긴 것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는 한국의 대학교 축제에 직접 참여그 자체였다고 한다.

새터민 여성분들은 휴대전화를 사러 가야 할 때도 위축 되서 못 가고, 새터민들끼리만 다니고,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십니다.”(황보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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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과 함께 놀이 공원

                                                                                                          

그랬던 새터민들이 대학생 삼촌이라고 부르던 SIFE 회원들과 학교 축제에 참가하고, 축제가 끝난 후 함께 뒤풀이까지 한 것은 그분들 표현대로 대단한 것이었다.  

저희가 처음 새터민 이모님들을 만났을 때 소개해주시는 분이 대학생 삼촌들이 도와주러 왔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다들 반응이 뚱했어요. 상처가 많으시거든요. 새터민들이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는데 그걸 남한 사람들한테 사기 당한 분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보고 쟤네는 얼마나 할까 그런 생각을 하신거죠. 그런데 축제가 끝나고 뒤풀이로 노래방을 가서 다같이 놀았는데 진짜 재밌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황보성준)

새터민 이모님들과 만나서 농장일을 하다 점심 시간이 되었어요. 새터민 이모님이 집에 가서 점심을 차려주셨는데, 정말 많이 주시는 거예요. 남길 수가 없어서 다 먹었는데, 잘 먹는다고 또 주시는 거예요. 처음 보는 북한식 밥상이었는데요. 배가 정말 심하게 불렀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새터민 이모님들이 점점 저희를 인간적으로 좋게 봐 주실 때마다 저희가 오히려 감사해요.”(유근혁)

입으로는 통일을 말하고, 화합과 포용을 강조하지만 결코 우리가 될 수 없는 한국 사회의 소수자 새터민. 그들을 북한도 이해하고 남한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자 북한 이탈주민이 계속 생기면 결국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새터민뿐이라는 것”.

새터민이 대학교를 선택하거나 직업을 선택하는데 멘토링이나 교육을 해주는 방안, 북한거리 조성등과 같은 새터민 프로젝트를 꾸준히 기획함과 동시에 육우 프로젝트”, “바람개비 프로젝트”, “전기세 절감 프로젝트등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그들은 지금도 뛰고 있다.

분명 각자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회로 나오지 못하는 새터민들을 돕자라는 생각에 SIFE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황보성준 씨와 의지와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고, 그들과 고민해보고 싶어가톨릭대학교에 SIFE를 만들게 되었다는 유근혁 씨는, 그들이 바라는 SIFE 활동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 바로 의식 있고, 열정이 많은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 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

지역사회내의 문제들을 학생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그들의 대상자가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1974년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참여하고 있고, 한국은 2004년 연세대를 시작으로 28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씩 각국에서 1등으로 뽑힌 대표가 모여 거기서 1등을 뽑는 월드컵이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1달에 1번 각 학교 회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진행한다. 또한 대표자 회의 외에 8~9개 학회씩 나눠 1달에 1번 회의가 진행되며 다양한 워크숍과 교육활동들을 하고 있다.

(SIFE Korea 공식 클럽 : http://sifekorea.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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