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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그들이 사는 세상] 확신이 있는 삶을 사는 20대 청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26. 15:20

확신이 있는 삶을 사는 20대 청춘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식물의 재배법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맞춰 식물을 길러도, 어떤 사람이 기르는 식물은 잘 자라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이 기르는 식물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것은 식물이 잘 자란다고 소개되는 재배법이, 결국은 어떤 특정한 상황을 전제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 전제와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는 식물은 재배법에 부합되게 잘 자라는 것이고, 그 환경과 다른 곳에 놓여 있는 식물이라면, 재배법을 아무리 잘 지켜도 가꾸는 사람의 정성과 관심에 걸맞게 자라지는 못하는 것이죠.”

사람은 또 어떠한가? 천태만상 오만가지의 사람들도, 제도권 교육이라는 틀에 의해“다듬어”진다. 천성적(?)으로 그 틀에 부합되거나, 아니면 그것에 적응해가는 이는“바르고 착한”학생으로 칭찬을 받고, 그것에서 이탈하거나 겉도는 학생들은“문제가 있거나 성공의 싹이 보이지 않는”학생으로 낙인이 찍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음에도 일률적인 재배법을 적용하여 기르다보니 어느새 주인의 애정을 몰라주는 야속한 식물이“만들어지는”것처럼, 제도권 교육 현장 어느 곳에서 방치되거나 무시당하는 수많은 아이들은, 정말 기성세대의 시선처럼 그들이 뭔가 잘못되었거나 못나서 인 것일까?




현재 강화도의 한 차예관에서 일하고 있는 박용석 씨는, 이른바 탈학교를 경험한 이다. 그가 10대 시절 탈학교를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제도권 교육의 틀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탈학교 이후 독학을 하면서 제도권 교육의 장점인 안정성이 아쉬웠는데요. 문제는 제도권 교육이란 게, 틀이 짜여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지만, 그 틀 자체가 잘못된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에게 있어 제도권 교육을 받던 때의 기억은 어떤 것이었을까?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에 다니는 것이 재미가 없고, 공부를 한다는 생각도 들지가 않았죠.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심을 한 그는, 탈학교 이후의 계획을 세우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지만 쉽게 동의를 구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반대를 많이 하셔서 힘들었어요. 제가 세운 계획을 설명하면서 설득하려 노력했는데, 특별한 효과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괜찮아졌고, 또 생활이 자리를 잡다보니 이후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100일 학교와의 만남

탈학교 이후 시작한 독학의 어려움에 힘들어하던 그에게, 100일 학교와의 만남은 큰 도움이 되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제도권 교육의 장점은 틀이 갖추어져 있어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반면에 독학이란 것은 모두 혼자 한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느꼈어요. 정말 본인이 생각했을 때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독학의 좋은 점이지만, 본인의 의지가 약하다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탈학교 이후에 독학을 시작했지만, 혼자 모든 것을 해야하다보니 도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고, 그러다보니 책을 봐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부모님과의 갈등도 많아졌고요.”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100일 학교(http://cafe.daum.net/100dayschool)를 권하셨다고 한다.

“100일 학교란 곳은, 이름 그대로 100일 동안 공부를 하고 졸업하는 대안학교예요. 그곳에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효음식, 풍물, 전통인술(대체의학), 탈춤, 마음수련 등 20개 정도가 있는데, 배우는 방식에 따라 정주형과 유목형으로 나뉘어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정주형이라고, 거점에서 진행이 되는데, 몇몇 프로그램은 유목형이라고 해서 각 프로그램마다 그것을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을 찾아가서 배우는 방식입니다.”



100일 학교는 이후, 그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처음 100일 학교에서 공부한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100일 학교와 함께 했어요. 100일 학교에서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또 인솔교사로도 활동했고요. 특히 첫 100일 학교 배움 이후 했던 청소년 인솔교사가 큰 공부가 된 것 같아요.”

특히나 100일 학교에서의 배움 과정에서 더 공부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고.

“100일 학교에서 학생으로서, 또 인솔교사로서 공부를 하면서,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제대로 배워보자 라는 생각에 부산으로 내려가, 거기서 반년 동안 선생님 밑에서 대체의학을 공부 했습니다.”



100일 학교에서의 배움을 통해 인생 자체가 바뀌었다는 그는, 현재 100일 학교 운영 주체인 사단법인 밝은마을(http://cafe.daum.net/HARA5/)이 연 차예관에서 일하고 있다.



“100일 학교를 다녀 온 이후, 생활방식이나 대부분의 것들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그건 100일 학교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100일 학교를 마치고 나서, 밝은 마을에서 차예관을 연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이차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보이차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 차예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

차예관 밝은마을의 점장으로서, 차예관의 내부 인테리어 작업과 운영, 시간이 날 때마다 보이차에 대한 공부까지 열심히 살고 있는 그는, 10대에 내린 결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에 대해 흔들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삶과 조금 다른 삶을 사는 것에 대해 흔들린 적이 없었어요. 그것은 제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할 수 있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요. 인생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끊임없이 갈등하지만, 결국에는“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라는 자기연민에 빠져 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분명 박용석씨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금은 일하고 있는 차예관 운영에 모든 관심을 쏟아 붇고 있고요. 장기적으로는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제 꿈이에요. 언제 강화도에 오신다면 저희 차예관에 들러주세요. 보이차가 몸에 좋은 건 다 아시죠?”

차예관 밝은 마을은, 강화도(주소 :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 204-2 구 목화예식장 1층)에 위치한 보이차 전문점이자 전시, 공연, 강좌 등을 여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보이차 시음 및 생태적 생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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