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희망이야기 (130)
함께쓰는 민주주의
설악산이 그리워 산이 된 설악 녹색연합 박그림 대표 글_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깊은 겨울 설악의 산사람 아니 차라리 산이 된 박그림 대표를 만났다. 그는 설악녹색연합 대표다. 그를 만나러 발걸음 가볍게 인사동으로 갔다. 부산에서 있었던 강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이란다. 바람 부는 인사동 거리를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그림 대표는 20년 전 설악산으로 갔다. 인사동 거리에서 만난 박그림 대표는 녹색치마를 입고 있다. 녹색의 치마는 저항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인사동 길목 바람에 그의 녹색 치마가 살랑일 때 그가 저항하고 지키려고 하는 실낱같은 생명들을 함께 지켜주지 못하는 양심이 녹색 치마처럼 살랑였다. 그는 올해처럼 한파가 심한 겨울 설악산 대청봉에서 또는 도심에서 ‘설악..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마을- 브릿지 스쿨’ 신희자 팀장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강화도의 겨울은 참 춥다. 추운 강화도에 언제나 봄날 개나리 같은 마을이 있다. ‘우리마을’이다. 누구나 열정은 눈동자에 머문다. ‘우리마을’에 들어섰을 때 나를 반겨 맞는 신희숙 팀장, 그녀의 눈은 열정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마을’은 강화도에 있는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2000년 김성수 성공회 주교님이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신희숙 팀장은 ‘우리마을’에서 운영하는 ‘브릿지 스쿨’을 이끌고 있다. ‘브릿지 스쿨’은 인천시 교육청 지원을 받아 장애학생에게 사회 통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직업 체험 교육..
나이 든 소녀들의 어머니, 정대협 윤미향 대표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검은 벽의 철창에 나비가 나는 박물관으로 가는 길목 햇살이 고운 가을날 서울 성산동 언덕을 넘어 찾아간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고운 햇살 때문일 것이다. 벽 높은 박물관을 올려다보던 내 눈엔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검은 벽에 철창을 두른 침울한 분위기. 그러나 밖에서 보던 이미지와 다르게 박물관 문을 열면 희미한 호롱 불 밝힌 창이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이내 불빛은 나비가 되어 박물관을 들어서는 관람자의 마음을 가볍게 면죄해준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관람자를 맞아주는 나비가 나는 창 그곳에 웃음이 맑은 윤미향 대표가 있다. 그녀는 박물관을 열면서 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올해로 22년, 정신대문제대책협의..
우리동네 박물관 글 김태현/ 독립 큐레이터 with_che@hanmail.net ‘우리동네 박물관’은 경북 영천시 가상리 마을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역사 박물관입니다. 이 박물관은 1970년대 지어진 낡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서 개관했습니다. 마을의 귀환과 천 개의 마을 요즘 여기저기에서 ‘마을의 귀환’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박원순 시장은 앞으로 5년간 서울에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한 마을’ 천 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오마이뉴스는 ‘마을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중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12 서울사진축제의 일환으로 ‘천개의 기억, 천개의 마을 – 마을공동체와 사진아카이브’라는 전시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모든 것은 점점..
가난․공동체․생명, 천주교도시빈민회 신만수 씨를 따라간 해남 여름들살이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가슴 뭉클한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8월 18일 해남에서 ‘천주교 도시빈민회 여름들살이’가 열렸다. 우리 삶 속에 제정구 선생님의 일대기가 늘 부채의식처럼 남아 더불어 잘 살아야함을 독려 할 때, 늘 떠올리는 ‘천주교도시빈민회(천도빈)’. 도시 빈민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정구 선생님의 삶을 다시 한 번 이번 들살이에서 볼 수 있었다. 가난․공동체․생명은 천도빈의 모토다. 들살이에 함께 입고 있던 티셔츠에 집, 밥, 평화(비둘기)가 그려져 있었다. 집, 밥, 평화, 그것은 천도빈이 이 시대에 말하는 절실한 외침으로 보였다. 천도빈 여름들살이는 멀고 먼 땅끝 해남에 사는 심강구 회원의 집에..
이 시대의 선비 선애학교 명예교장 김재형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나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인간의 심성, 모든 것이 근본으로 돌아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를 꿈꾼다. 이 지구상 어디에 내가 꿈꾸는 공동체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이번 여행도 즐거움과 설렘으로 출발을 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8시간 만에 도착한 영암 선애빌 공동체(www.suseonjae.org), 이 공동체 안에 선애학교가 있다. 선애빌은 생태공동체이다. 더 이상 지구도 사람도 아프지 않게 하고 싶다는 첫 마음으로 아름다운 공동체 학교를 일궈 가고 있다. 땅거미 질 무렵 도착한 선애빌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멀리 구름에 쌓여 있어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선애빌은 ‘위기의..
무소유 . 공용 . 일체생활 - 야마기시즘 공동체 안과 밖, 유상용 씨과 윤성열 씨 글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야마기시즘 실현지 산안마을은 ‘돈이 필요 없는 사이좋은 즐거운 마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무소유, 공용, 일체생활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40여 곳의 야마기시즘 실현지가 있고 한국의 실현지는 1984년 윤세식, 조한규 두 어른이 일본에서 들여와 시작하였고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해 있다. 야마기시 공동체가 돈이 필요 없는 이유는 ‘야마기시 실현지용 양계법’이라는 주 수입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생명력 넘치는 고급 유정란은 공동체의 경제적 안정을 준다. 16동의 계사가 그림처럼 펼쳐진 모습은 장관이다. 닭들은 평화롭고 건강했다. 우람한 체구에 당당한..
[풀뿌리 민주주의] 놀이생활협동조합을 꿈꾸는 ‘이웃’ 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김수현/perkyalyson@kdemo.or.kr ‘이웃’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정겹고 친밀한 느낌이 드나요? 예전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친척이 낫다”는 말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는데 요샌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도시 생활 속에서는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알더라도 가벼운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이기 십상이니까요. 수원의 한 지역에 이러한 ‘이웃’이란 이름을 달고 주민들의 이웃이 되려고 애쓰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송주희 대표가 이끄는 ’이웃(EWUT)'이 바로 그곳입니다. 팔달문 동쪽으로 수원화성 성곽을 벗어나면 왼편으로 구비구비 예전의 골목길이 살아 있는 동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