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희망이야기/풀뿌리 운동 현장을 가다 (66)
함께쓰는 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 놀이생활협동조합을 꿈꾸는 ‘이웃’ 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김수현/perkyalyson@kdemo.or.kr ‘이웃’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정겹고 친밀한 느낌이 드나요? 예전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친척이 낫다”는 말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는데 요샌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도시 생활 속에서는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알더라도 가벼운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이기 십상이니까요. 수원의 한 지역에 이러한 ‘이웃’이란 이름을 달고 주민들의 이웃이 되려고 애쓰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송주희 대표가 이끄는 ’이웃(EWUT)'이 바로 그곳입니다. 팔달문 동쪽으로 수원화성 성곽을 벗어나면 왼편으로 구비구비 예전의 골목길이 살아 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서울, 광주, 부산, 인천, 대전등우리나라 어느 도시든 민주화운동의 아픈 흔적이 스며있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원주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도시다. 저항, 핏빛 투쟁의 느낌 보다는 생명, 살림 등 어머니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도시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남다른 기억을 안고 사는 민주화운동 세대에게원주는약간은이질적인느낌을갖게하는도시다. 원주를방문한날은청명한하늘,살랑대는봄바람,약간은 연한기운이더한초록의느낌이주는새생명의원초적힘을 느낄수있는 전형적인 5월중순의 어느날이었다. 원주라는 도시가주는느낌을더해5월을더욱5월답게만드는생명력 의원천에들어와있는느낌이었다. 소비자 운동을 넘어 생산자 운동까지 도로변에서 약간은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한 원주 한살 림 생활협동조합(이하 한살림생협) 사무실은 아기자기한 모습..
글·양지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yangjikdemo.or.kr 사진·염동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dhyeomkdemo.or.kr “시골에는 지금도 계가 있어요. 농한기 때 마을 사람들이 같이 모여 돼지 잡고 잔치를 벌이면서 마을 일을 결정하는 옛 모습 그대로의 계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지요. 조금씩 돈을 모아 경조사에 보태기도 하고 또 농한기 때 같이 놀러 가기도 하고요.”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도 이런‘계’가 있단다. 그동안 마을에 공동육아 어린이집, 방과후학교, 대안학교 인 성미산학교, 작은나무(카페), 두레생협, 동네부엌(반찬가게), 되살림가게(재활용가게), 성미산밥상(식당), 성미산마을극장 등 삭막한 도시의 공기를 따스하게 바꾸는 다양한 공동체의 모습들을 실현해 왔던 성미산 마을, 그안에는 이런 ..
뚜벅뚜벅걸어서오세요 부암동사랑모임 글·양지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yangjikdemo.or.kr 사진·염동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dhyeomkdemo.or.kr 뜨는 동네가 있다. 홍대 거리, 삼청동, 신사역 가로수길에 이어 부암동이 뜨고 있다. 경복궁 역을 지나 자하문터널을 나오면 인왕산이 눈앞에 보이고 단층집들과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이어지는 부암동이 있다. 서울 같지 않은 동네다. 이곳이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동네 골목길 관광 코스로도 알려졌다. 차츰 카페들이 생겨나더니 이젠 오래된 철물점, 이발소가 카페로 바뀌었다. 사진관도 목욕탕도 예외가 아니다. 대문도 안 닫고 살던 동네였다는 데 이젠 집을 들여다보며 사진 찍는 관광객들로 대문을 걸어 잠근다고 한다. 골목도 쓰..
평화시장 어느 헌책방 -전태일기념사업회 전 상임이사 민종덕 글·최현정 chhjungparan.com기나긴 싸움, 죽음, 수배생활을 이야기했다. 평생을 가지고 씨름했던 익숙한 말들을 막힘없이 풀어내는 전라도 사투리에 심지가 굳다.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 입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노동운동 구호가 그렇게 소박하고 부드러울 수 없다. 사람을 아끼라고 나무라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죽음을 말하면서도 하나도 슬프지 않다.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같다. 쾌청하다. 힘이 난다. 전태일기념사업회 전 상임이사 민종덕 선생님. 전태일을 뒤따라 노동자로서 살아왔다. 인터뷰 원고를 쓰는데 동희오토 농성장에 철거깡패들이 닥쳤다는 소식이다. 그렇다. 나아가야지. 갈 길이 멀다. 민종덕 선생님은 지금 어떤 표정을..
전태일다리에서 살아오는 아름다운 청년의 기억 - 전태일다리 이름 짓기 캠페인에 참가한 김영문, 김민수 씨 글·사진 이은희 eunny21naver.com 올해 11월 13일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자신의 몸을 살라 참혹한 노동현실을 고발한지 딱 40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전태일재단에서는 전태일 2010이란 제목으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전태일다리 이름 짓기 범국민 캠페인 808국민행동. 40여 년 전 스물셋 꽃다운 청년 전태일이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그었던 청계천 평화시장 앞 열세번째 다리(현재의 버들다리)를 전태일다리 로 부르자는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김영문, 김민수 씨를 만났습니다. 지난여름부터 청계천 평화시장 앞 다리 위 전태일 반신 부조상..
900만 명의 전태일 글·송경동 5미터 포크레인 다리 위에서 이 글을 쓴다. 빨리 마쳐야 한다. 오늘 내로 강제 진압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그것도 다행이다. 그러니까 그제 자정 무렵 기륭전자 비정규직 김소연 동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낮은 목소리. "낌새가 이상해요. 내일 새벽에 들어올 것 같아요." 물어 볼 필요도 없다. 1880일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근투쟁과 천막농성을 해온 사람들이기에 감이 틀린 적이 없었다. 아쉬운 술자리를 중단하고, 구로동으로 향했다. 쉬지 않고 문자를 날리며. 그렇게 보낸 문자가 늘 수백 통이다. "[긴급] 기륭농성장 내일 새벽 침탈위협. 가능한 분들 함께 해주시면. 늦은 밤 미안합니다." 벌써 두 동의 농성천막은 먼저 와 잠든 사람들로 ..
얼굴있는 생산자와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우리텃밭 제철꾸러미 글·양지연 yangjikdemo.or.kr # 현관 앞에 택배 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이번엔 뭐가 들었을까. 얼굴엔 벌써 웃음이 한가득 번진다. 조심조심 상자를 열어 보면 깨알 같은 글씨의 편지 한 장이 먼저 눈에 띤다. 두부 한 모, 신문지에 곱게 싼 파 한 단, 빨간 고추 초록 고추, 갓 담근 오이김치 한 봉지, 이름 모를 나물 한 움큼, 찰보리쌀 조금, 청포도......보기만 해도 입가에 침이 돈다. 친정 엄마가 정성껏 싸주신 듯 깔끔하고 싱싱한 반찬거리들을 받아보는 행복이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수요일이면 현관문을 두드린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진행하고 있는 우리텃밭 제철꾸러미 사업이다. 여성농민들이 텃밭에서 농사지은 ..
우리와 우리의 커피 한잔 - 커피당 글·최이삭 redsummer312gmail.com 보스턴 차(茶) 사건은 영국의 과도한 세금 징수에 대한 저항으로 미국인들이 보스턴 항에 정박한 동인도사의 차 상자들을 바다에 버린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영국이 자신들에게 세금을 매길 권한이 없다는 미국인들의 생각을 공표한 것이다. 차 한 잔에까지 스며든 높은 세금의 족쇄는 미국 시민들에게 그들의 낱낱의 생활이 억압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게 했다. 미국인들이 이후 선택한 차는 커피였다. 영국적인 삶, 부당한 세금으로부터의 삶을 대변하는 차(茶)에 맞서 커피는 자유와 애국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는 크고 작은 커피하우스가 생겨났다. 오늘날 한국에서의 커피는 무엇을 상징하나. 식후의 여유, 고도성장 경제, 도시적,..
녹색 사람들의 행복 찾기 - 녹색마을사람들 글·최이삭 redsummer312gmail.com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종, 무식은 힘’ 전체주의 시대의 모순과 폭력성을 비판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슬로건이다. 이 소설에서 인간은 내부와 외부당원, 그리고 대다수의 노동자로 계급이 나뉘며 계급의 상하에 따라 정보 제공에서 차별대우를 받는다. 노동자는 어떤 진실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며 어떤 정보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도록 국가에 의해 사육된다. 외부당원은 지시에 따라 정보를 직접 날조하지만 모든 행동을 감시받는 역설적인 계급이며, 내부당원은 모든 날조를 지시하고 스스로 날조에 빠지는 모순된 계급이다. 덕분에 ‘1984’의 세계는 영원히 진실이 없는 구조를 갖는다. 지난달 15일, 녹색마을사람들의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