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희망이야기/풀뿌리 운동 현장을 가다 (66)
함께쓰는 민주주의
여행은 운동이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 여행인문학과 만나기 지난달 15일 저녁, 마포구 민중의 집 좁은 강의실에서는 ‘여행인문학’이라는 생소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냉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선풍기 바람에 겨우 더위를 식혀야 했지만 3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는 데도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제주올레라는 고유명사가 된 제주도 올레길을 개척한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의 강의는 마치 그와 함께 산티아고를, 제주 올레길을 걷고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간절히 열망하면 떠나게 되어 있고, 떠나면 만나게 되어 있다.”는 말을 화두처럼 남기며 강의는 끝이 났지만, 강의실을 나온 발걸음은 어디든 오래 오래 걷고 싶어졌다. ‘여행인문학’ 여행에 인문학을 갖다 붙인 이 독특한 강의를 ..
열 사람이 모여 열 걸음 내딛는 희망동네 글
이윤을 창출하면서 공익을 위해 좋은 일까지 하는 기업이 있을까?’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에도 이런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가끔 대형마트에 가서 물건을 고를 때 눈에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 상품에 이런 문구가 실린 것을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사회적 기업이 만드는 정직한 상품입니다.’ 사회적 기업이란 이렇듯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거나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생산품, 제 3세계 이웃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고 수입해오는 공정무역 제품,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여 생산되는 재활용품이나 친환경 제품,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건강한 생산품을 만드는 기업을 말한다. 이미 유럽, 미국, 독일 등에서는 경제적 생산성과 사회 공익을 위해 정부가 주도..
인문학 책 읽기 운동으로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는 '인서점' 국내 최초의 사회과학 서점 아랫녘에는 단풍이 한창이라는데 서울 한복판 건국대학교 후문으로 가는 길가에 소나무들은 단풍의 절정과 상관없이 일 년 내내 그 모습 그대로 인 듯하다. ‘국내 최초의 사회과학 서점’이 이곳 가로수 길에 있다는데 왠지 소나무와 비슷한 느낌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人), 그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 씨앗이 잘 자라도록 거름을 주는 일, 그래서 인서점이라고 지었습니다.” 인서점의 오랜 주인, 아니 처음부터 주인이었던 심범섭(65세) 씨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마냥 사람 좋은 얼굴로 필자를 맞는다. 인터뷰 시작 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한반도 지도 모양을 본떠 만든 통일놀이 탁자인데..
칼라TV 촬영스텝으로 한 여름 내내 희망이 가득 찬곳이 아니라 아픔과 슬픔, 분노로 가득 찬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시청과 청계광장, 명동, 종각, 동대문 그리고 기륭전자, KTX 고공 농성장, 이랜드 현장에 이르기 까지……. 새벽 2시 녹취한 인터뷰 소스를 풀어 글을 정리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엊그제 다시 다녀온 조계사 테러가 있었던 현장, 이런 2008년 오늘의 상황이 사뭇 과거의 모습으로 되풀이되는 것은 아닐까. 외국인 노동자 지원 사업이 계기 ‘다양한 문화 공감’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를 찾았다. 정식으로 문을 여는 날을 앞두고 약간은 상기되고 어수선한 분위기,그곳에서 어린이 도서관 를 만든 푸른시민연대 문종석(46세) 대표를 만났다. “세상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
당신은 아시아를 얼마나 아는가 얼마 전 편하게 읽기 시작한 장편 소설이 있었다. 그런 소설이라 처음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편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발끝에 돌 하나 얹혀 있는 느낌을 받았다. 가난한 난쟁이 아버지와 이주민인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한 고등학생 남자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 본 어른들의 모습과 우리 사회. 가족 구성원이 낯설지 않은 다문화 가정이란 것 그리고 이제 우리 주변엔 그들이 이웃이고 소외된 자들이라는 것이다. 지역의 소도시, 혹은 농촌 지역에 가면 그와 같은 다문화 가정을 이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국경을 넘어 아시와 시민들과 함께, 차이를 호기심 있게 반기는 다양한 문화’라는 모토를 내 건 를 취재하러 가면서‘아시아 문화’에 대해 공..
한껏 퍼붓지도 못하는 장마 같지 않은 장마철 날씨는 ‘덥다’란 표현이 맞지 않다.‘ 후텁지근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서울 시청광장에 형형색색 깃발들이 눈에 들어온다. 6월 25일, 한국전쟁이라는 미묘한 역사적 시기 시청광장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이러니하다. 그런 시청광장의 모습 속에서 무려 50여 년 전 소설 의 주인공인 이명훈이 떠올랐다. 소설 속 이명준이 혼란스러워하던 ‘광장’과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저‘광장’을 비유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런지, 이제 그만 저 틀을 벗어나서 화해할 순 없을까. 취재 약속이 돼 있는‘평화3000’으로가는 택시 안에서 잠깐 동안 스친 생각들 때문에 약간의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념을 넘어선 인도적 지원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건 사실이에요. 북한에서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