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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칼럼/인터뷰/희망을 말하다

움직이는 사람만이 꽃을 피운다. ‘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 대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1. 28. 18:49

움직이는 사람만이 꽃을 피운다. ‘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 대표

글_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꽃들에게 희망을’ 은 창원에 있는 비영리 봉사 단체이다. 이름이 주는 이미지였을까? 이내 꽃이 피고 나비가 날 것 같은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떠났다. 창원으로 내려가는 동안 마음엔 봄이 왔다. ‘꽃들에게 희망을’ 대표 설미정, 그녀를 만나고는 정말 방긋 꽃이 피고 말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1999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아나바다’ 운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로 하는 활동은 저소득 가정에 밑반찬 배달과 학습, 정서적 지원이다. 사파동 민원 센터 건물 2층을 무료임대로 쓰고 있지만 관의 지원을 받지는 않고 있다. 자발적으로 지역민이 만드는 봉사단체로 남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녀의 생명력과 신선함에 놀라웠다.


밑반찬 배달 -그녀들이 오는 날 (사진 - 설미정 대표 페이스북에서)



밑반찬 배달
매주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는 ‘꽃들’ 그 아름다운 꽃들이 봉사하는 날을 그녀가 일기로 남겼다.

그녀들이 오는 날

매월 둘째주 월요일 오전 11시
양손 가득 가득 때론 어묵을 때론 멸치를 때론 일미를
꽃들 30가정 96명에게 나눔할 "오늘의 마른반찬"을 만든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미리 준비해온 단감도 깎아 드시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벌써 4년이 되어간다. 꽃들 마른반찬을 지키는 5총사 가족봉사단~
그러다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추천한 한 아이의 이야기가 나왔다.
곧잘 공부를 하는 친구인데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영어문법이 가로막혀 힘들다는~
밑반찬 조리를 하면서
"그럼 우리가 지원할 수 있을까" 하신다. 한달에 10만원씩 지원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녀들이 오면 하루가 부산하면서 즐겁다. 그녀들의 모습을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함과 고소함이 전해져온다.
오늘의 요리는 일미볶음 여기에 한 청소년에게 나누는 학습지원
꽃들에게 남겨두고 가는 함께하는 즐거움~
다음달 둘째주 그녀들의 시간이 기다려진다.
                                                                             <설미정 대표의 페이스북에 남긴 일기 중에서>



그녀가 꿈꾸는 세상
그녀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단순하다’였다. 설미정 대표는 동네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길을 가다 누구나 ‘누구야! 거기서 뭐해! 집에 가야지?’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동네. 아이들을 함께 키울 수 있는 동네.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우리네 삶 속에도 동네가 있었다. 그녀는 동네 본연의 모습이 복원이 되면 성문제, 노인문제, 폭력 등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 사무실 옆엔 마을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과 연계해서 부모님이 늦게 오는 가정의 아이들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 도서관이 마중물이 되어 온 동네가 살아날 것이라고 너무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그녀는 별처럼 반짝였다.


처음 제작한 영화의 포스터가 사무실 입구에 걸려있다.



영화 이야기
그녀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람이다. 영화제작도 한다. 벌써 두 번째 영화라고 했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열려있는 곳으로 후원자들의 재능기부도 기꺼이 받는다. 이 영화도 감독의 재능기부가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어느 여인의 이야기로 많은 생각거리를 남기는 영화인 듯하다. 개봉하면 꼭 한 번 보고 싶다.

청소년들과 함께 떠난 베트남 여행 - 사진 설미정 대표 페이스북에서



베트남 배낭여행
지난여름 그녀는 청소년들과 베트남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이 여행의 계획과 기대 효과를 듣고 있는 동안 설미정 대표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이 사회에 대한 사랑을 알 수 있었다. 여행을 함께한 청소년들은 주로 봉사자들의 자녀라고 했다. 부모님들이 이 단체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느끼도록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봉사자들에게도 상을 주고 싶었다는 그녀의 살뜰한 마음 씀씀이가 돋보였다. 여행을 함께 다녀온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단체를 오가며 가까워지고 부모님의 자원봉사를 봉사의 차원을 넘어 자원 활동가로 인식할 것이다. 또한 그런 자녀들을 미래의 활동가로 키우겠다는 그녀만의 당찬 계획이 숨어있었다. 활기차고 명랑한 그녀의 날갯짓이 무척 아름다웠다.

사무실 옆 마을 도서관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설미정 대표



그녀가 있는 창원은 따뜻한 느낌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나비가 되어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네 공동체가 눈앞에 선하다. 그녀의 희망이 꼭 이루어지길 함께 기도한다. 한 마리의 나비가 어둡고 칙칙한 고치 속에서 어려움을 견디지 못했다면 꽃들에게 희망은 없다. 설미정 대표의 힘찬 날갯짓처럼 우리 모두 고치를 뚫고 나와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들이 되길. 그래서 이 나라 온 천지에 환한 평화의 꽃이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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