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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우리들의 말, 인간의 말을 되찾자! 글 김락희/ koocoo87@live.co.kr 박문희(2009, 보리출판사) 엄마: 민석아, 저 할머니가 90살이래. 민석: 우와! 그러면 100살까지도 살 수 있겠네. 엄마: 저 손주가 할머니 말을 잘 들어야 건강하게 오래 사실 수 있지. 민석: 내가 엄마 말 잘 들어야 엄마 오래 살아? 엄마: 그럼 민석: 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엄마: 왜? 민석: 엄마 말 잘 들으려면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야 되는데, 공부하라면 공부해야 되고, 밥 먹으라면 밥 먹어야 되고, 하지 말라면 안 해야 되는데, 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동네 책방에서 책읽기 모임이 있는 날. 늦게 오는 사람들 기다리면서 판매대 위의 책들을 둘러보다 이 책을 집..
겨레의 큰 스승, 이오덕 2 미군기지 이전을 두고 우리는 지금 평택들에서 아픔을 겪고 있다.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다른 나라의 군사기지로 내주어야 하는 농민들과 그들의 편에 서서 함께 지켜내려는 이들의 처절한 저항이 정부의 냉정한 공권력과 맞붙어 하늘이 온통 핏빛이다. 또 한쪽에서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문제로 여론이 갈려 소란하다. 그러나 대세는 개발과 경제논리를 앞세운 권력자들에게로 기울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저항은 저항으로 끝나는 것인가.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다니엘 벤사이드의 말처럼 저항은 본질적이며 급진적이고 때 맞지 않는다. 시대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평화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거꾸로 반시대적으로 나타난다. 때 맞지 않는다는 것, 그건 거스르는 방식으로 시대를 취하기이며..
1970년대 중반,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이주영(51, 송파초등 교사)은 심한 혼란을 겪는다. 눈을 씻고 봐도 학교 안에서 교육현장다운 풍토를 찾을 수 없었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는 사회뿐 아니라 학교의 교육현장까지 깊게 파고들어 아이들은 병들고 교사는 노예가 되어 있었다. 젊은 이주영은 분노했고 학교의 비민주적인 독재현실에 절망했다. 희망의 싹은 어디에도 없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 그는 이오덕의 교육수필집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를 만난다. 이오덕은 책머리에, 2차대전 때 집단학살수용소로 끌려가는 기숙사의 아이들을 보고 “아이들을 일분간도 방치할 수 없다.”면서 자기를 구조해주려는 손길도 뿌리치고 아이들을 끌어안은 채 함께 끌려가 학살당한 폴란드의 한 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