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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꿈은 현실이다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며칠 전 일이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간, 선생님이 각자가 졸업 이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흐르는 침묵’을 깨고 싶던 나는 먼저 말문을 열었다. “…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상태로 살아간다면 제가 노숙자를 보며 하는 생각, ‘그래 저것이 나의 미래다.’ 이 생각이 결코 극단적인 생각만은 아닐 거라는 점입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며, 혼자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찍고 있는 내게 선생님은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의 학생들은 서양의 학생들에 비해 인생에 대한 고민이 늦게 오는 편이에요. 10대 때 사춘기가 온다고 하는데, 저만 봐도 자신의 삶에 대한 고..
즉흥성을 두려워 하지말자 『즉흥연기』 _ 연기와 숨어있는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 키스 존스톤 지음 / 이민아 옮김 / 지호출판사 장종관/ zazajan8@gmail.com 아이들은 매 순간 역할 놀이를 하며 자란다. 그러다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면서 연기와 놀이를 분리하게 된다. 연기는 배우들만 하는 것으로 여기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배우만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회 질서에 순응하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 연기를 하고 시간이 흐르면 자신의 연기처럼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며 살아간다. 죽을 때까지 사회적 역할을 해내기 위한 연기를 하며 살아가야하는 삶, 때론 자신의 역할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보는 것은 어떨까? 『즉흥연기』는 연기를 하는 배우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기표현 능..
12월, 김근태의 길을 가다. -남영동 대공분실과 상지회관 글 한종수/ wiking@hanmail.net 2011년 12월 30일, 투병 중이던 김근태 전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하 민청련) 의장이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고문 후유증이 사인 중 하나였기에 다시 한 번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김근태 전 의장은 자신의 고문 기록을 이란 제목의 책으로 엮었고, 이 책을 정지영 감독이 최근 로 영화화했다. 필자는 이 영화를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함께 시사회에서 보았다. 같이 간 선배는 실제 남영동에서 이근안에게 고문을 당한 피해자였다. 영화를 보면 고문실에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남산이나 서빙고는 어느 곳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 소리 때문에 고문..
착한 사람들에게 글_ 이은진/ jini0501@gmail.com 201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언제가나, 했던 5년의 시간들이 어느덧 훌쩍 지나가고 이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 국민들이 대선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정치개혁이나 흐름을 원하고, 또 이런 마음을 직접적인 실천을 통해 행사 할 수 있게 된 게 얼마나 된 일일까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일지 모르겠지만 약 25년 전인 1987년 6월,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를 메웠던 국민들의 열망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이후부터입니다. 이번에는 대선 국면에서 불렀던 노래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지난 25년을 한번 훑어보겠습니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를 이뤄낸 민중운동 진영에서는 백기완 민..
광장무대에 선 70년대 민주노조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 신화의 허구- 글_ 장남수/ jinsoo711@hanmail.net 나는 전라북도 남원에서 7남매의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1919년 만세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가지고 있던 땅을 모두 친일파에게 빼앗겼고 이후 자식들에게 한평생 미안해하셨다. 나는 돈이 필요했다. 주인집 언니를 따라 평화시장으로 갔다. 7번 미싱사는 나에게 “시다 해봤니” 물었고 나는 “네, 해봤어요.” 라고 거짓말을 하고 취직이 되었다. 내 나이 13살에 나는 ‘공순이’가 되었다. (청계피복 노조 신순애, 57세) 열세 살 ‘공순이’는 이제 쉰일곱 살 황혼기가 되어 40년도 넘은 그날을 되짚고 있다. 연기자들이 마임으로 그의 삶을 재현하는 무대 위로 신순애 씨의 자분자분한 음성과..
움직이는 사람만이 꽃을 피운다. ‘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 대표 글_ 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꽃들에게 희망을’ 은 창원에 있는 비영리 봉사 단체이다. 이름이 주는 이미지였을까? 이내 꽃이 피고 나비가 날 것 같은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떠났다. 창원으로 내려가는 동안 마음엔 봄이 왔다. ‘꽃들에게 희망을’ 대표 설미정, 그녀를 만나고는 정말 방긋 꽃이 피고 말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1999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아나바다’ 운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로 하는 활동은 저소득 가정에 밑반찬 배달과 학습, 정서적 지원이다. 사파동 민원 센터 건물 2층을 무료임대로 쓰고 있지만 관의 지원을 받지는 않고 있다. 자발적으로 지역민이 만..
어느 20대의 자취기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나는 겉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시골 출신이다. 어렸을 적부터 “옛말에 이르기를,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했고, 자고로 남자는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스무 살이 되던 해 풍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와 수도권 과밀화에 일조를 했다. 전철 타는 것이 재밌어 하릴 없이 2호선으로 한 바퀴를 돈다거나, 서울 사람들이 쓴다는 ‘~했니?’를 터득한 결과, 아버지로부터 “너는 서울 가더니 서울 사람 다 됐다.”라는 호평(?)을 받은 것 등이 지방에서 처음 올라와 친형과 함께 자취를 갓 시작했던 스무 살의 기억이다. 스무 살에 시작된 자취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동안 자취를 하면서 능력 있는 여성을 만..
우리의 문화와 토양에 맞는 협동조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깨어나라! 협동조합』, 김기섭 지음, 들녘, 2012 글 박호경 / hokyoungpark@gmail.com 내가 협동조합을 직접 피부로 경험하기 시작한 것은 내 딸 나린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였다. 나린이는 공동육아 협동조합 형태의 어린이집에 다녔다. 공동육아도 또 협동조합도 생소했지만 그저 엄마 아빠들이 서로 힘을 보태 서로 돕고 협동하며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조금만 둘러보면 협동조합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아내가 일주일간의 먹거리를 주문하는 곳도 두레생협이라는 협동조합이다. 두레생협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관계와 자연생태의 파괴 그리고 농업의 붕괴와 먹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