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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빈곤계층의 자활을 꿈꾸는 이종환 본문

희망이야기/그곳에 희망이 있다

저소득 빈곤계층의 자활을 꿈꾸는 이종환

기념사업회 2003. 11. 1. 15:05

노동 현장의 파업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거듭되는 분신자살, 그리고 신용카드 문제로 인한 신용불량자 또는 개인 파산자의 급증등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배후에는 IMF 이후 점점 악회되고 있는 부의 불평등 문제와 함께 빈곤계층의 증가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IMF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지난 국민의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건강보험 . 국민연금 . 고용 및 산재보험의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적용 등을 시행했다. 이런 제도의 실시자체는 우리나라사회복지 역사에서 상당한 진전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한국의 사회복지제도는 서구 선진사회에비교해 아직도 개선되고 발전되어야 할 점이 많은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많은 민간사회단체들이 있다. 그 중에 '가난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사 아니라 자활 기회이다'라는 모토를 갖고 저소득 소회계층의 자활사업을 지원하는 '사회연대은행'(이하 연대은행)이 있다. 이 곳의 이종환 기획실장(42)을 만나 보았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일회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고, 국가에 의해서 실시되는 여러 가지 사회복지제도는 그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관료적인 타성으로 인해 선심성 시혜로 전락할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빈곤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에 의해 빈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혜가 아닌 자활 기회를

이렇게 말문을 연 이종환실장은 연대은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연대은행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Grameen Bank)를 벤치마킹하였다고 한다. 1960년대 후반에시작된 그라민 뱅크는 3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 빈민을 휘한 은행이다. 자활 의지가 있는 빈곤층을 위한 최초의 은행인 그라민 뱅크는 영세자 영업과 같은 소규모 창업을 위한 대출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해주는 독특한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상환율 98%, 현재 자본금 2조원(방글라데시의 경제 수준으로 이액수는 대단한 액수라고 이종환 실장은 강조한다)에 이르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 은행의 비결은 대출자에 대한 철저한 사전 교육과 시후 관리에 있다고 한다.

이방글라데시의 은행제도를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도입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사람은 현재 연대은행의 상임이사인 이종수씨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그라민 뱅크를 경험한 그는 이 제도를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려고 많은 준비를 하였다. 대략 3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에 지난 해 9월에 창립총회를 갖고 연대은행은 출범했다.

"민간단체인 사히복지공동모금회에서 10억을 기탁받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여성 가장을 위한 창업을 지원하기로 하고, 7월말에 1차로 다섯 개의 공동체에 지원하여 사후 관리 중이고, 2차로 현재 여섯 개의 공동체를 선정하여 곧 자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통해 이들의 활동을 돕고 있는지 물어 보았다.

"담보가 없는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은행 문턱은 너무 높습니다. 자활 의지는 있으나, 신용이나 담보가 없는 빈곤층과 사회취약계층에게 자금을 지원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을 통해서 창업 계획을 검토하고 자문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소양 및 창업 관련 등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젝오하여 대출받은 사람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다방면에 걸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담보 없는 사람에게 은행 문턱 높아

올해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해인지라 여성 가장이 중심이된 공동체에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계층의 개인에게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종환 실장은 연대은행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계획에대해 설명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빈곤계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민간사회단체와 정부와의 유기적은 상호협력의 네트워크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예컨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집행되는 정부의 예산이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정부의 예산 집행만으로는 사회적 빈곤 계층을 해결할 수 없디고 한다. 실제로 빈곤 계층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일 텐데 민간사회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기업도사회에 대한 봉사와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61년생임에도 불구하고 87년에야 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항상 자신을 사회적 약자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한다. 87년 6월 항쟁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도 학생회 활동에 관심이 있었으니, 예비해고 후 2년 동안 특별한 직업없이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겪던 와중에 IMF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실업문제라는 커다란 사회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많은 지역의 단체에서 실업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도 부평에서 실업운동에 관여하기 갖기 시작했다.


IMF가발생한 직후 MBC, 한겨레신문, 근로복지공단은 공동으로 캠페인을 벌여 1.000억이라는 큰 돈을 모급했다. 이 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전국의 100여개의 시민 단체가 참여한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가 1998년도에 발족되었다. 그는 이 본부의 사업지원센터에서 주로 생계비 지원 및 실업자를 공공근로로 연결시키는 일을 담당했다. 이 사업지원센터가 2001년 3월에 해체됨에 따라 이종환 실장은 그해 7월부터 부평 남부 자활후견기관에서 자활 공동체 운영에 참여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대은행과 인연을 맺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부평에서 빈민자녀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하고 있는 부인과 함께 1남 1녀를 두고 있는 그는 5년 이내에 연대은행이 정식 은행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면 전문적인 사후 관리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빈곤계층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해 온 경험으로 인해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그는 남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을 것 같았다. 필자의 이런 추측을 듣고 그는 이러한 경험이 자신에게 소중한 자신이기는하나, 그것만으로는 유능한 사후 관리지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좀 더 전문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는 소박한 바램을 내비쳤다. 끝으로 이번 달 18일에 연대동문회관에서 안치환, 양희은 등이 참가하는 후원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소개하면서, 연대은행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 필요

남북간의 긴장관계의 극복, 지역주의 극복 및 국민통합의 달성, 기업과 정치권의 부패의 사슬 척결을 위한 정치개혁 등 이외에도 우리 사회는 IMF 이후에 사회적인 부의 불평등 구조의 심화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비교적 적은 사회적 마찰을 통해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묵묵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이종환 실장과 같은 사람들의 존재는 우리 사회를 그래도 살만한 곳으로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버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 11월호 희망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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