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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사상(思想)의 길라잡이 리영희(李泳禧) 2 만주군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3학년에 편입한 일본육사를 3등으로 졸업한 황군 소위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 곧 박정희(朴正熙)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이다. 5.16 쿠데타가 일어난 해 11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동아일보 권오기(權五琦), 조선일보 김인호(金寅昊) 기자와 함께였는데, 이승만(李承晩)정권 때의 부패 타락한 기자는 배제한다는 ‘국가재건최고회의’의 뜻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의 느낌을 『역정(歷程)』에서 읽어본다. 특파원들의 도움을 받는 다른 신문․통신사들과는 달리 단기필마로 고군분투하던 합동통신 리영희 기자가 보고 들은 박정희․케네디 회담의 내용은 참혹한 것이었다. 회담의 정치적 효과를 정책적으로 과장해서 브리핑한 백악관 공보비서 ..
사상(思想)의 길라잡이 리영희(李泳禧) 1 글씨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삐뚤빼뚤 그러나 꾹꾹 힘주어 눌러 쓴 리영희(李泳禧)선생의 엽서를 받은 것은 작년 5월이었다. 많이 모자라는 소설명색 ‘꿈’을 보내드렸던 것인데, 풍타낭타(風打浪打) 떠돌아 다니느라 선생이 풍 맞으신 사실을 모르고 있던 이 중생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큰일났구나. 이 기절초풍하고 혼비백산하는 정신의 대공황시대에 사상의 길라잡이가 쓰러지시다니.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싹쓸바람 몰려오던 저 조선조말 그 시절처럼 다시 미일중러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이 땅의 중생들은 누구한테 가르침을 받는다는 말인가. 뉘 있어 사상의 죽비(竹篦)를 내려칠 것인가. “문제의 핵심을 보는 통찰력이 없습니다. 여중생 학살문제만 해도 모두들 행정협정 개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