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4/02/11 (4)
함께쓰는 민주주의
울타리 밖으로 꿈을 찾아서 글 나동현/ arbeitsmann@naver.com 여기저기서 졸업식이 열리는 2월이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대학교 졸업식은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지금껏 자신이 살아온 시간 중 대부분을 차지한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난다는 것. 그 근원적인 신분의 변화는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내던져진 이들이라면 한번쯤 느꼈을 묘한 감정일 것이다. 특히나 과사무실에는 대기업 원서가 쌓여있고, 공무원은 쳐다보지도 않았다던 고도성장기의 대학생을 아주 먼 옛날 전설로 생각하는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졸업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그래도 요즘 20대들은 각자가 자신만의 돌파구를 모색하며 말 그대로 분투하고 있다. 며칠 뒤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영지 씨. 지..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글 김장환/ myth67@naver.com 최근 1천 만 관객을 훌쩍 넘긴 한 영화에서 변호사인 주인공이 법정에서 외쳤다는 말이 화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새롭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당연해서 의외일 정도다.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 국가가 국가로 서기 위해 국민이 합의한 제일의 원칙, 헌법 제1조. 그것을 되새겼을 뿐인데 영화를 관람한 모든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사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부조리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헌법에 기반해서 보자면 국민 개개인에게 귀속된 주권과 행사할 수 있는 모..
가구 만들던 손으로 메가폰을... '멘탈 갑' 영화감독 [인터뷰] 신작 촬영 마친 '이주노동자 출신' 알 마문 감독 글 김재우/ compagna@kdemo.or.kr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 졸린 눈을 비벼댄다. 그리고 멍한 채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고 회사로 향한다. 기계처럼 열심히 일하고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이불 속으로 향한다. 다음 날 아침,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우리 주변 현대인의 일상이다. 개봉 예정인 영화 은 이런 현대인의 삶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두 머신처럼 살고 있다고 느꼈어요." 의 감독 알 마문(Al Mamun·38)씨의 말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공장에서 돌아가는 기계같이 똑같은 일상을 살아..
제정구의 도시를 가다. 글 한종수/ wiking@hanmail.net 15년 전, 2월 9일, 도시빈민의 영원한 친구 제정구 의원이 55세라는 너무 아까운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반백의 머리와 빛나는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던 제정구 의원은 민주화 운동가로서는 드물게 자신이 만든 ‘도시’를 남겼다. ‘도시’란 표현이 거창하다면 ‘마을’로 표현해도 좋다. 그 ‘도시’ 혹은 ‘마을’ 은 그의 고향도 아니었고, 자라난 곳도 아니었으며 육신이 묻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의 피와 땀이 가장 많이 베인 곳으로 당시는 경기도 시흥군, 지금은 경기도 시흥시 이다. 경남 고성에 태어난 그는 명문 진주고를 졸업하였지만, 대학 입학이 순탄하지 않아 무려 4수 끝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치를 떨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