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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시대 읽기/다큐 리뷰

[다큐이야기] 보는 것을 믿으시나요? (is seeing beliving?)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26. 18:46

보는 것을 믿으시나요? (is seeing beliving?)

글 오예지 yeejio@naver.com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이 5가지 감각은 인간이 이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고 살아가느냐를 결정하는 감각들이다. 위의 다섯 가지 감각 중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당신이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처음 만난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인지 인지 하게 되는 데 가장 활발히 작동하는 감각은 무엇일까? 맨 처음 우리에게 들어오는 것은 상대방의 이미지. 눈을 통해 뇌로 인지되는 이미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고 사는가?
보는 것은 정말 신뢰할 만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보는 것이 믿는 것인가?(Is Seeing Believing?)”는 어떻게 우리의 인지기관이 우리가 생각하는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인지하는지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고 있다. 또한 보는 것 이외에도 사람이 얼마나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여준다.



자 우선 이 사진을 언뜻 보시라. 한 남자가 의자 위에 앉아 있는데 일반 성인 남자라고 하기에는 몸이 기형적으로 작다.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새로운 기계가 발명되어 이 남자를 아이보다 작게 축소시켰단 말인가? 아니면 이 남자는 몸이 기형이어서 원래 저렇게 작은 신체를 갖고 태어났을까? (해답은 맨 마지막에!)

그러면 이 그림은 어떤가? 분명히 흰색과 회색으로 구분되어 있는 두 개의 면이 있다. 아랫부분과 윗부분의 색이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똑똑히 보시라!



그런데 지금 이 실험자가 흰색 면에 있는 종이에 구멍을 뚫어서 위에 회색에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흰색이어야 할 동그라미는 윗부분에 있던 색과 똑같은 회색이다. 이것은 마법일까? 아니면 우리 시각의 혼돈인 것일까?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서 ‘보는 것’이 반드시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것은 ‘시각’적 기관의 오류라기 보다는,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인지 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뇌가 사물을 왜곡되게 인지하는 현상을 우리는 착각(Illusion)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착각(왜곡)현상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가 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인가?(Is Seeing Believing?)”에서는 시각적인 착각 현상을 좀더 확장시켜서, 청각, 후각, 미각과도 연결시켜 실험하는데, 놀라운 사실은 ‘보는 것’이 우리의 다른 감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놀라운 왜곡현상을 빚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자 여기 4가지 다른 색깔의 음료가 놓여있다. 후각과 미각에 민감하다고 유명한 요리사들을 불러놓고, 각 잔에 들어있는 음료의 맛을 알아 맞추는 실험을 했다. 요리사들은 오랜 시간 아주 정교한 노력을 기울여서 각 잔의 맛을 알아 맞추려고 했는데, 결국 실제로 정확한 맛을 알아 맞춘 요리사는 없었다. 요리사들은 노란색에는 레몬 맛, 빨간색에서는 딸기 맛이 난다고 종이에 적어 냈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란색에서는 딸기 맛이 나고 빨간색 음료에서는 레몬 맛이 들어가 있었다.



“눈으로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보는 것과 맛보는 것이 분리하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하게 된다. 어디 보는 것뿐이겠는가! 무언가를 먹을 때 후각, 우리의 귀 또한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인지하게 하는지에 대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감각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흔히들 이러한 착각과 왜곡 현상들을 우리 감각의 취약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착각이 없었다면 사실상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약에 이러한 착각이나 인지의 왜곡이 존재하지 않고, 인간이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한다면 인간의 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서 상상 속의 외계인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필요한 정보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고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착각은 아주 중요한 인지방식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
여기 다니엘이라는 한 남자는 태어나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서 시각을 잃었다. 그래서 그는 시각에 대한 이미지나 기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일까?다니엘은 시각은 잃었지만 그대신 놀라운 청각의 능력을 활용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자전거를 탈 때 혀를 규칙적으로 차는데 이는 그가 소리의 반사를 통해서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소리의 반사를 통해서 다니엘은 이미지를 만들고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음파탐지”기능이라고 하는데, 보통 눈이 어두운 박쥐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통 인간이 갖고 있는 감각기관 하나만 망가져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잠재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우리는 발견하게 된다. 그 동안 시각적인 것에만 기대왔던 우리의 감각들을 활짝 열어서 오늘부터는 다른 감각들에게도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전혀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인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 그러면, 이제 눈을 살짝 감고, 우리가 그 동안 등한시 했던 감각들을 열어 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감각들은 우리의 모험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



첫번째 사진에 대한 해답. 사실은 사람이 축소되어 의자에 앉아 있었던 게 아니고, 우리의 시각적 왜곡을 통해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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