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쓰는 민주주의
국가보안법은 해리포터를 낳을 수 없어요. 국보법 폐지 단식 농성단 사람 본문
밤송이처럼 솟아오른 짧은 머리와 아직도 노란기가 가시지 않은 핼쑥한 얼굴 그리고 푸른 핏줄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마른 손이 2004년 12월에 국보법 폐지를 위해 단식농성한 분들을 필자가 만났을 때 처음으로 마주친 것들이었다. 한순간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생생하게 전해지면서 가슴 한켠에서 울컥하는 묘한 떨림이 일었다. 내가 그 분들을 만나기 전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당연히 폐지되어야 할, 이미 없어졌어야 할 법에 목숨을 건 투쟁을 해야 된다는 것에 다들 어처구니 없어 했다. 참여민주정부가 들어섰다는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수수께끼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사람들은 어이없어 했다. 일천한 정치적 상황이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국보법 폐지 투쟁에 함께했다. 그들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다양한 시선과 경험으로 국보법폐지 투쟁을 통해 한국사회를 말하고 있었다. 박석운(50)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있어서 ‘원칙과 타협이 어떻게 경계 지워져야 하는지’를, 지금종(44)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상상력의 통제 장치가 우리 문화를 얼마나 빈약하게 만드는지’를 그리고 최민희(46) 민주언론연합 사무총장은 ‘정치 지형의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하여’를, 장수경(38) 반미여성회 사무국장은 ‘국보법폐지 투쟁에서 얻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말을 해 주었다. 이 글을 마무리 할 즈음인 지난 달 24일, 대부분 ‘국보법폐지국민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은 한 달 여 간의 휴식을 갖고 다시 ‘2월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박석운 위원장은 이번에는 많은 국민들과 함께하는 싸움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장수경 실천단장은 지난 싸움에서는 ‘극우와 수구보수 세력’에 대한 싸움이 미진했다면서 그들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배제시키고 분리시키는 싸움을 하겠다고 했다. 200명의 실천단이 조직되어 다시 여의도에서는 천막농성이 시작되었고 전국에서는 릴레이 촛불시위와 국가 폭력의 갖은 해악과 구체적 실태를 국민들과 나눌 ‘전국버스투어’가 만들어졌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와 함께하는 이번 싸움을 통해 과거의 잘못된 정치에서 배태된 온갖 것들을 청산하고 국보법 페지를 통해 ‘수구보수기득권층’의 힘을 약화시켜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 국보법 폐지는 타협이 아니라 원칙의 문제입니다
정치 지형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합니다
<글 김순천 / 사진 김정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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