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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그의 별명은 ‘피터팬’이다. 어른이 돼서도 아이의 꿈을 잃지 않는 피터팬처럼 그는 마흔이 넘어서도 스물의 꿈을 잃지 않았다. 청년필름 김조광수(43) 대표는 그런 사람이다. 영화사 대표라는 ‘브루조아적인’ 직함을 달고 있지만, 직함과 어울리지 않게 운동의 현장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곤 한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정책위원을 하면서 스크린쿼터폐지 반대 1인시위에 나서는 것도 모자라, 스크린쿼터폐지 반대집회에서 사회를 보고 행진을 할 때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선동’하기도 한다. 그의 운동은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04년에는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영화인선언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파병반대 집회에서 대학후배인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고,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는 방송인 김미화 아무래도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어릴 때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였다.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소녀시절 시장통에서 야채행상도 해보았고, 절치부심 스무 살에 개그우먼의 꿈을 이루었으나 가난한 살림에 쫓겨 밤무대를 뛰다가 방송국 피디에게 ‘찍혀’ 그의 꿈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설움을 겪었으며, 여성으로 한창 행복할 나이에는 이혼의 아픔을 겪고 두 딸을 혼자 키우고 있다. 남부럽지 않게 성공했지만, 남 못지않게 고생도 해본 그는 그래서 다른 사람의 통곡 소리에 귀를 막지 못한다. 옆집 노인이 아프면 내 어머니가 아픈 것처럼 슬프고, 앞 동네 여성들이 호주제로 고통 받으면 남의 일처럼 여길 수가 없다. 다행히..
지식인의 이중성을 패러디하는 그녀들의 힘 개그우먼 신고은, 정경미 그녀들의 개그가 여성주의적이지는 않다. ‘자연분만’, ‘모유수유’를 외쳤던 의 ‘출산드라’처럼 여성에게 강요되는 다이어트 강박증의 사회를 고발하지도 않고, 의 ‘여자이야기’처럼 여성들의 눈으로 남성들의 행태를 뒤집어 보여 웃음을 선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무표정하면서 뻔뻔한 ‘정 마담’이 고상한 척 하지만 속물인 ‘정 선생님’을 희화하면서 지식인, 그 중에서도 여성 지식인의 이중성을 조롱한다. 자칫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그녀들의 개그는 실제로 보면 전혀 여성 비하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꾸 보다 보면 깔끔한 뒷맛을 남기는 여성주의 개그라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이상하게 여성을 패러디하지만 남성의 시선에..
향수를 넘어 내일을 향하는 안치환의 노스텔지어 하필이면 그날이 4월 19일이었다. 안치환(40) 씨는 이날 오전의 4·19혁명 기념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왔다고 했다. 막연히 ‘수요일’로 기억했던 인터뷰 날이 마침 4·19혁명 기념일이었던 것이다. 무슨 노래를 했냐고 물었더니 를 불렀다고 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음 같은 꽃 사태가~’라는 노랫말로 4·19 영령들을 기리는 는 마침 안치환 씨가 지난달에 발표한 앨범 「비욘드 노스탤지어」에 수록돼 있다. 「비욘드 노스탤지어」는 이전의 민중가요를 담고 있다. 일제 시대 독립군이 불렀다는 로 시작해서 를 거쳐 ‘코카콜라 한병!’이라며 익살맞게 경제개발시기의 세태를 풍자한 까지, 민주화운동 시대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스물 한 곡의 노래가 이어진다. 시기로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