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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사람들] 자본 바다 위의 섬 ‘타워 크레인’ 묘사한 연극 <고공정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13. 10. 24. 23:20

자본 바다 위의 섬 ‘타워 크레인’ 묘사한 연극 <고공정원>


“우리에 갇혀 기괴하게 비틀어지는 인간 군상 담았다”


글 김남희/ 
knh08@kdemo.or.kr


 

 

“소신을 보이라고? 웃기지마! 소신? 저 아래 개가 물고 가는 게 혹시 그거 아니오?”

 

  재개발 뉴타운 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지지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하나 둘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크레인위로 올라와 고공 농성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농성자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경찰들을 매수해 식량과 전기와 물, 심지어 와인과 배달음식까지 제공받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지루하게 계속되는 고공에서의 생활은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최소한의 정의와 인간적인 이해가 점점 사라지면서 숨겨두었던 추악한 탐욕과 욕망을 점점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재개발 뉴타운 반대 농성을 벌이는 타워크레인의 모습을 무대로 옮긴 연극 <고공정원>이 오는 10월 22일부터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연극 <고공정원>은 재개발 뉴타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위에 전직 장관, 기자, 시민운동가, 수녀, 재개발 반대 주민 대표자, 타워크레인 기사 부부 등 다양한 입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이유로 고공농성을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극은 여러 인간 군상들의 갈등을 때로는 현실보다 적나라하게, 때로는 통쾌할 만큼 날카롭게, 은유와 직설을 넘나들며 풀어낸다. 타워크레인을 무대 위에 수직으로 장치하여 좀처럼 소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신작 <고공정원>을 선보인 윤정환 연출은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공연계의 미다스의 손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의 초연을 연출한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뮤지컬 <캣츠>, <뷰티풀 게임>, <에비타> 등 대형 뮤지컬도 선보였다.

 

  지난 9월 10주년 앙코르 공연을 마친 연극 <짬뽕>도 그의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조금은 황당한 설정을 통해 아픈 우리의 과거사를 웃기면서도 코끝 찡한 감동으로 가슴에 남겨주는 블랙코미디 형식의 작품이다. 2004년 초연 당시만 해도 항상 엄숙하고 진지하게 다뤄져온 5.18을 코미디로 접근한다는 것은 센세이션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매해 재공연되고 있다.


아래는 윤정환 연출과의 일문일답.

 

▲ 신작 <고공정원>을 준비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재개발 뉴타운 공사현장의 농성을 연극 무대 위로 옮기신 점이 인상적입니다.

 

: 저희 공연의 크레인은 육지의 섬을 상징합니다. 같은 땅에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소통의 부재. 어쩌면 현재 우리의 현실이 그런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 여러 인간 군상을 크레인 위로 올리셨는데요, 이러한 설정과 캐릭터로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으셨는지요.

 

: 서로의 이야기를 이해 할 수 없고 서로의 뜻을 전할 수 없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가 힘겨운 삶을 살 수 없게 되죠. 다양한 인물들은 우리 주변의 사람들 관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 소극장 무대에 타워크레인이 등장한다고 들었습니다.

 

: 고공의 크레인 위에서는 많은 움직임이 불가능 합니다. 다양한 공간에 있는 인물들은 마치 우리에 갇힌 동물 같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인상은 점점 변해 갑니다. 결국 개인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우리에 갇힌 인물이 되는 것이죠. 움직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괴하게 비틀어지는 인간 군상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상과 고공의 괴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2층 관객석은 오픈 하지 않았습니다.


▲ 굵직한 뮤지컬과 퍼포먼스들을 선보여온만큼 무대미술과 연출방식에 있어서도 독특하고 신선한 시도들이 기대됩니다. 이에 대한 소개와 함께, 관객들을 위해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 행동이 필요하지만 행동 할 수 없는 상황이 이 무대의 기본 모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관객들은 극장 전체가 공사장이기에 극장 전체를 둘러보며 공연을 관람하셔야 합니다. 소극장의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의 모습은 영상을 통해서 보이게 했는데 이것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상진 작가님은 무용단과 어린이 뮤지컬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셨던 분이지요. 어떤 이유로 함께 하기로 결정하셨는지요?

 

: 원래 김상진 작가는 연극을 전공했는데 40대 중반이 넘어 연극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자신의 첫 작품을 자신이 믿는 연출이 해 주었으면 한다고 전화를 하셨죠. 제겐 사실 큰 부담이었습니다. 저와는 대학의 탈춤반 선후배이기도 합니다. 형의 작품으로 처음 공연되는 희곡이 고공정원입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각색의 과정을 전적으로 믿어주었고 자신의 희곡이 연출가의 손을 거쳐 변화되는 과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저의 짐을 덜어주긴 했지만 여전히 저에겐 부담입니다.


▲ 연습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높은 곳을 가정하고 연기해야 하는 것은 배우들에게도 생소한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요.

 

: 대부분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배우들이라서 기본적인 것을 제시하면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만들어냈기에 연습이 별 문제없이 진행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대 위의 실제 거리는 2미터 정도이지만 저희는 20미터의 거리를 약속하고 대사를 합니다. 관객들이 연극적 약속으로 이해 해 주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런 약속에 대한 인정이 어쩌면 연극의 출발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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