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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쓰는 민주주의
미완의 과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해방 60년 [윤미향] 해방 60년을 맞은 올해도 어김없이 8월이 찾아왔다. 동양에서 60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인지 예년과 다르게 많은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기억해야 하는 여러 사건들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위안부) 문제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벌써 670여 회를 거듭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의 ‘수요시위’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통한의 세월을 상징하고 있다.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열어온 ‘수요시위’에는 매번 5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내외국인 참가자가 계속 바뀌는 ‘수요시위’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위안부 범죄를 국내외에 알..
개정 국적법과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 [홍세화] 얼마 전 국적법 개정을 둘러싸고 나라 전체가 어수선했고, 일방적이었지만 논의도 뜨거웠다. 법안을 발의했던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은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으로, 그의 지지층은 한쪽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 발의를 통해 전국의 모든 지역과 계층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단연 돋보이는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개정 국적법의 핵심은 ‘직계존속이 외국에 영주할 목적으로 출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 의무를 치렀거나 면제 처분을 받은 때, 제2 국민역에 편입된 때 등에 한해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원정 출산자의 자녀 뿐 아니라 외교관, 상사 주재원, 유학생 자녀들의 병역 면제를 목적으로 한 국적 포기가 사실상 ..
인권운동의 현장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박래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행동해야만 한다.(세계 인권선언 제1조) 프랑스혁명 선언에서 유래하여 1948년 세계 인권선언에 의해 세계적으로 승인되고 공표된 위 주장은 인간의 자유와 권리의 보편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엄숙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형성을 향한 기나긴 투쟁의 역사에서 인류가 이룩한 중요한 이정표이자 고귀한 업적들 중 하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인간은 본래 자유로운 존재이며 존엄함에서나 권리에서나 평등하기에, 이런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은 인종, 성, 종교적 혹은 정치적 입장, 사회적 출신이나 재산 그리고 기타 지위 등의..
30주기에 다시 바라보는 인혁당의 진실 인혁당 사건은 우리의 굴곡 많은 현대사, 특히 독재권력 시기의 대표적인 비극적 사건 중 하나이다. 1975년 4월 9일, 소위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 8명이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지 불과 20여 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하늘도 놀라고 땅도 흐느낄, 당사자에게는 죽어서도 잊지 못할,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는 치유될 수 없는 처절한 한과 치 떨리는 분노를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라는 무거운 짐을 새겨 놓은 이 처참한 사건이 발생한 지도 올해로 벌써 만 30년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형수 8명을 포함한 관련자..
동해의 영롱한 일출도 분단의 상처와 함께 담는 사진작가 [이시우] 지난 4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우려와 반발을 불러왔던 미국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이 부시의 재집권으로 한층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내에서 소위‘네오콘’으로 불리는 강경 보수세력들의 영향력이 더 확고해지면서 대북강경론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반도에서 우리가 원치 않는 전쟁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분단의 상흔을 담은 『민통선 평화기행』이라는 책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의 책 100’에 선정되어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독일어로 번역되어 소개될 예정이고 일본 리츠메이칸대학에서도 일어로 번역하겠다는 책이다. ‘동해의 영롱한 일출마저 철..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의 한 길에서 시대를 이끌어 온 [이승환] 고 문익환 목사님이 정부의 허가 없이 방북을 결심했던 1989년 즈음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시의 일부이다. 이렇듯 북한을 방문하는 일이 잠꼬대같이 들리던 그리고 이를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러한 남북간의 완고한 대결과 냉전체제는 불과 4년 전 6·15공동선언 이후에 결정적으로 이완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적인 교류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시대정신을 먼저 호흡하고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이를 우리 사회의 도도한 흐름으로 만들어 온 사람들이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서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환(46) 씨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그를..
영원한 평화를 위한 순례 [유은하] 전쟁과 평화는 여전히 인류를 사로잡고 있는 화두이다. 인간 역사에서 유례없는 참혹한 세계전쟁을 두 번이나 치른 20세기를 거쳐 온 인류는 냉전이 종식된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열망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인류는 ‘인종 청소’라는 새로운 단어를 등장시킨 구 유고슬라비아의 잔혹한 내전과 9·11 테러로 촉발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또 겪어야만 했다. 노골적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초강대국의 힘의 논리를 관철시킨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은 영원한 평화에 대한 열망을 현실과 유리된 한갓 사치스런 감정처럼 보이게 한다. 더 나아가 미국은 자신의 추악한 전쟁을 세계질서와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을 응징하여 민주주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