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노동자대투쟁 (4)
함께쓰는 민주주의
노동자 노래의 시작을 알린 글 이은진/ 신나는 문화학교 대표 지금은 써먹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지만, 한때 ‘걸어 다니는 노래책’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저는, 얼마 전에도 한 수련회에서 밤새 노래가사를 불러줘야 했습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40대들은 7080의 노래들과 민중가요를 부르고 싶어 했고, 현실을 살아낸 시간만큼 기억이 흐릿해져버려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해하는 이들에게 노래방 기계대신 노래가사를 불러주는 일은 투덜거리면서도 즐거운 일입니다. 누구나 그런 시간이 되면 다시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격동적인 한국현대사의 한복판을 살아낸 이들에게 노래는 무슨 역할을 했고, 개인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있을까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사를 다 읊조리진 못하더라도 노래..
울산 현대 노동자 87년 7.8월 대투쟁의 현장을 찾아서 김순천 남목 삼거리에 도착했을 때 아직 겨울의 찬기가 가시지 않은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희미한 오후의 햇살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남목은 남쪽의 말목장이란 뜻이다. 예전에 이곳에 말목장이 있었는데 그것은 중심과 변두리를 가르는 상징적인 고개였다. 1987년 7.8월 현대 노동자들 수만 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함께 이 남목 고개를 넘었다. 이 고개를 넘어 시내로 향하면 자신들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일요일 오후여서인지 현대중공업은 조용했다. 평일에는 2만 5천 여 명이나 되는 노동자들이 조선, 해양, 프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시스템, 건설장비로 나뉘어 일을 하고 있다. 남목 고개를 넘으면 현대 자동차가 나온..
1987년 노동자대투쟁 _민주노조를 세워 낸 학출, 최봉영 글·유경순 youkslifehanmail.net 1987년 7, 8, 9월 노동자들의 투쟁이 울산에서부터 시작해서 남부 지역을 휩쓸더니 중부지역을 거쳐 서울까지 들불처럼 번져갔다. 투쟁의 요구는 임금인상과 근로조건개선을 비롯해서 인간다운 대우, 민주노조인정 등이었다. 경제개발과 근대화의 미명으로 25년 동안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기계처럼 감내하도록 강요해온 시간을 뒤집으려는 듯 했다. 이 시기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연발생적인 힘이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운동가들이 힘을 보태고 있었다. 특히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위원장인 단병호를 배출한 창동지역의 동아건설에서도 1987년 노조결성과정에 학생운동출신 노동운동가(이하‘..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은 찢겨져 글·어수갑 eohsgkdemo.or.kr 국제노동기구(ILO) 99차 총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의 노동 상황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6월 14일 세계 최대 노동단체인 국제노동조합총연맹(국제노련)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따르면, 가이 라이더 국제노련 사무총장은 11일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국제노련의 ‘2010 노동기본권 연례 보고서’ 출판기념회 겸 토론회에서 “2009년에도 많은 노조 활동가들이 감옥에 남아 있고 수백명이 여기에 합류했다”며 “특히 이란, 온두라스, 파키스탄, 터키, 한국, 짐바브웨의 수많은 노조 활동가들이 체포당했다”고 밝혔다. 이 연례 보고서는 2009년 한 해 동안의 전 세계 노동탄압 상황을 정리..